한국은행이 향후 20여 년간의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다. 현재 2% 수준인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2040년대 중반에는 0%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9일 발간한 'BOK이슈노트'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2000년대 초반 5% 내외, 2010년대 3% 초중반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향후 전망이다. 한은은 잠재성장률이 2025~2029년 1.8%, 2030~2034년 1.3%, 2035~2039년 1.1%로 하락하다가, 2040~2044년에는 0.7%, 2045~2049년에는 0.6%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하락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자본투입과 노동투입, 총요소생산성 기여도의 전반적인 감소가 지목됐다. 구체적으로 자본투입 기여도는 2001~2005년 2.2%포인트에서 2024~2026년 1.1%포인트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같은 기간 노동투입 기여도는 0.7%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총요소생산성 기여도는 2.1%포인트에서 0.7%포인트로 각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노동투입 기여도 감소는 생산가능인구 증가세 둔화라는 구조적 요인과 함께, 팬데믹 이후 변화된 근무 환경과 성·연령별 고용 비중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한은은 구조개혁을 통한 대응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혁신 생태계 조성과 노동정책 개선, 자원배분 효율성 제고 등으로 총요소생산성이 향상되면 0.7%포인트의 개선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또한 수도권 집중 완화와 일·가정 양립 지원, 여성의 경력 단절 해소 등을 통해 출산율이 OECD 평균 수준으로 회복되면 0.1~0.2%포인트의 추가 개선이 기대된다.
배병호 한은 경제모형실장은 "인구 구조 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특히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OECD와 KDI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2%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조동철 KDI 원장은 "규제 개혁, 노동시장 구조 개혁, 교육 개혁 등을 통한 잠재성장률 제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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