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9일 윤석열 대통령의 조기 퇴진 시기와 비상계엄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하는 긴급 회동을 가졌다. 여당 소속 4선 이상 의원들은 이날 오전 모여 정국 수습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회동 직후 김태호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하는 것만이 더 큰 혼란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조기 대선 시기와 관련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최소한 벚꽃대선이 되어야 하며, 이는 국내외 상황을 안정화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거취 방식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김 의원은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현 시점에서 개헌이나 거국내각 구성은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조경태 의원 역시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는 시기를 밝혀야 한다"며 "이 부분은 한동훈 대표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야당이 14일 윤 대통령 탄핵안을 재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조경태 의원은 "아주 중요한 시점"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한 국회의장이 제안한 여야 대표 3자 회담에 대해서는 "수용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날 회동에서는 추경호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도 논의됐다. 나경원 의원은 "현재 원내대표직을 좀 더 맡아달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권영세 의원도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지금까지 나름대로 잘 이끌어온 추 원내대표가 계속해서 하는 게 좋겠다는 것이 거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추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원내대표 사퇴 의사는 확고하다"며 "새 원내대표 선출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의원들의 모든 힘과 지혜를 당대표 중심으로 모아 주기 바란다"며 "저도 그 과정에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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