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로고
세이브더칠드런 로고.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지난 30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세이브더칠드런 팔레스타인 사무소의 인도주의 활동가 아마드 파이살 아일렘 알-카디(39세)가 사망했다. 이날 오후 아마드는 아내, 세 살배기 딸과 모스크(사원)에서 집으로 이동 중에 공습을 당했으며, 현지 언론은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대 17명이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가자지구에서 최소 4만 4,429명이 사망하고 10만 5,000명 이상이 다쳤다.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 잉거 애싱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동료 아마드를 잃은 슬픔과 분노를 표현할 길이 없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가능한 가장 강력한 용어로 공격을 규탄하며 조사를 촉구한다. 전쟁이 발발한 2023년 10월 이후 유엔 및 구호 단체 직원이 최소 337명이 사망한 최악의 희생이 발생했다. 민간인과 인도주의 활동가에 대한 폭력은 용납할 수 없으며 즉시 중단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60일간 이스라엘군에 의한 봉쇄로 가자지구 아동 약 13만 명이 식량과 의약품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고 4일(수) 경고했다.

지난 10월 6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를 폐쇄하고 군사 지역으로 선포했다. 이후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아동과 주민에 대한 식량, 물, 의약품 공급은 물론 구호 활동가의 접근이 완전히 차단됐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지 파트너와 함께 가정에 배포할 식량 꾸러미 5천 개와 위생 키트 725개 등 구호 물품을 준비했으나 8주째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이 지역은 포위 공격 이전에 아동과 가족 1만 5천 명을 대상으로 인도적지원을 제공해 왔다. 기근검토위원회(Famine Review Committee, FRC)는 이 지역에서 최악의 식량 위기인 기근이 임박했거나 이미 발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 공급이 중단되면서 소아마비 백신 접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9월, 10세 미만 아동 11만 3천 명이 1차 소아마비 예방 접종을 받았으나, 이후 단 10만 5천 명만이 2차 접종을 받았으며, 자발리아, 베이트 라히야, 베이트 하눈의 아동 1만 명은 추가 백신을 맞지 못했다. 총 4차례의 접종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가자지구 10세 미만 아동의 88%에 해당하는 인구가 1차 혹은 2차까지 접종을 마친 상태다. 11월 초에는 소아마비 예방 접종 도중 공습이 발생해 아동 4명이 다쳤다. 가자지구 북부에서 부분적으로 운영 중인 병원 두 곳 중 하나인 카말 아드완 병원이 계속 공격을 당하는 탓에 의료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

가자지구의 아동은 기근과 의료적 위기 속에서 전쟁으로 가장 큰 피해를 당하고 있다. 유엔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망한 희생자 중 44%가 5세에서 9세의 아동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가자지구 북부에는 노인이나 장애가 있는 가족이 있어 타지역으로 도망치지 못하고 갇힌 사람이 많다. 많은 부모들이 ‘더는 기운이 없다’, ‘숨이 막힌다’고 현재 상황을 전해왔다.

세이브더칠드런의 파트너 기관에서 근무하는 두 아이의 어머니 루바(가명)씨는 “나는 아이들과 함께 끊임없이 날아드는 폭탄, 로켓, 총알에 갇혀 도망칠 곳이 없다. 몸에 마비 증상이 있는 어머니를 두고 갈 수 없다. 동생은 죽었고, 남편은 잡혀가 살아있는지 알 수 없다.”며, “머리 위로 집이 무너졌는데 기적으로 살아남았다. 음식과 깨끗한 물은 없다. 두 아이 모두 발진이 생겼고, 출혈이 있지만 약도 없는 상황이다. 아이들이 울면서 왜 아빠가 없는지, 이곳을 떠날 수 없는지,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는지 묻는다”며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중동 지역 사무소장 제레미 스토너는 “가자지구의 전쟁은 아동에 대한 전쟁이다.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10명 중 4명 이상이 아동이다. 책을 읽고 자전거를 타는 법을 배울 5~9세 아동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자지구 북부에 갇힌 사람들에게 식량, 물, 월동 물품, 의료 지원이 도달할 수 있도록 안전한 인도주의적 접근이 즉시 허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은 1953년부터 팔레스타인 아동을 지원해 왔으며, 작년 10월 전쟁 발발 이후 계속해서 가자지구에 상주하며 아동의 생명을 구하는 보건, 영양, 아동보호 등 긴급구호를 진행해 왔다. 신생아와 아동의 영양실조 치료와 임산부의 관리 및 치료를 지원하며 정신건강 및 심리·사회적 지원도 제공한다. 또한, 비상식량을 공급하고 깨끗한 물과 위생용품을 아동에게 전달하기 위한 즉각적이고 제한 없는 인도적지원이 이뤄지도록 적극적인 국제 옹호 활동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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