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우리금융그룹의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확대하면서,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피의자로 전환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19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 사무실, 은행 본점 대출부서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와 함께 불법 대출을 승인한 혐의로 전 우리은행 부행장 성 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이번 수사는 현 경영진이 추가 압수수색 사실을 금융당국에 늑장 보고한 점까지 포함해 수사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부당대출 규모가 금융당국이 최초 발표한 350억원을 크게 웃도는 400억원대 이상이며, 현 경영진 재임 기간에도 이러한 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수사 과정에서 임종룡 회장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검찰은 최초 압수수색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9월에 손 전 회장의 처남 김 모씨와 대출을 실행한 임 모 우리은행 전 본부장 등을 구속한 바 있다. 이후 임종룡 회장이 10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조직 쇄신 방안을 발표했으나, 검찰이 추가 수사에 나서며 수사망이 현 경영진으로까지 확대되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우리금융그룹의 경영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말이면 14개 계열사 중 은행과 카드 등 7곳의 대표 임기가 만료되는데, 조병규 행장의 경우 피의자 전환과 잇따른 금융사고 발생으로 연임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올해에만 4차례의 금융사고 발생 사실을 공시한 바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를 이례적으로 6개월째 연장하며 조직의 내부통제 부실과 재무건전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이는 우리금융의 신사업 추진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2조6591억원 중 우리은행이 2조5244억원으로 95%를 차지해, 4대 금융그룹 중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은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최근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을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으며, 동양생명과 ABL생명 동시 인수를 검토 중이었으나 금융당국의 정기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류된 상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앞으로의 검찰 수사와 금융당국 검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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