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13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군이 실제 투입되어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국정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최근 2주간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해 전장 배치를 완료했으며, 현재 전투에 참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우리 정부가 북한군의 실전 투입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사례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간) 베단트 파텔 부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1만 명 이상의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에 파병되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쿠르스크주 서쪽 끝으로 이동해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 작전을 수행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3일 나토 본부에서 북한군 전투 참여에 대해 '단호한 대응'을 예고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우리 정부가 미국의 발표 직후에는 "실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가, 오후 6시가 지나서야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투입을 공식 확인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살상 무기를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는 기존의 원칙에서 벗어나, 북한군의 활동 여부에 따라 더욱 유연하게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통일부는 14일 북한이 자국민에게 파병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것에 대해 "체제의 기만적 속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비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수천 명의 젊은 병사를 명분 없는 전쟁에 참전시키고도 이를 주민들에게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5일 북한 외무성 김정규 러시아 담당 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며 파병을 우회적으로 인정했으나,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 북한 내부 매체들은 이에 대해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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