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보회의 부의장이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이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력 경고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2일(현지시각) 러시아 국영 R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러시아가 결코 어떤 선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과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까지 타격 가능한 장거리 무기 사용을 '레드라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최근 별세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을 인용하며 "키신저는 죽기 직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불가피하다고 제안했지만, 이는 실수"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약속과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가능성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지는 여전히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러한 경고가 실현 가능하다는 근거로 최근 러시아가 추진 중인 핵 교리 변경을 언급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에 러시아 본토 타격용 장거리 무기 사용을 요청하자, 핵무기 사용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새로운 핵 교리는 핵무기 비보유국까지 공격 대상으로 포함하고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동맹국 벨라루스에 대한 핵우산 확장도 포함되어 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3차 세계대전 발발을 막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핵 관련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를 지원하면서도, 그 사용 범위를 우크라이나 국경 내부나 인접 지역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핵무기 보유국인 러시아의 대응과 전쟁 확대 가능성을 우려한 신중한 접근으로 해석된다.
이번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발언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서방의 개입 수위에 따라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음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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