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16일 세계 식량의 날과 오는 17일 세계 빈곤 퇴치의 날을 맞아 전 세계 식량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한편, ‘아프리카에 빨간염소 보내기’ 사업의 성과를 공유했다고 16일(수)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5세 미만 아동의 7%에 해당하는 4,500만 명이 굶주림으로 인한 급성 영양실조 상태로, 이들은 충분한 영양을 섭취한 아동과 비교해 일반적인 질병 사망률이 11배 높다. 통합 식량 안보 단계 분류(IPC) 3단계인 ‘위기’ 수준 이상으로, 전 세계 식량 불안을 겪는 아동은 1억 6,400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해당 자료는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에서 국문 번역본 인지고래 시리즈 ‘”가장 힘든 건 우리예요”: 글로벌 식량 위기 대응에 아동의 목소리가 필요한 이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2010년부터 기후 변화로 심각한 식량 위기와 빈곤, 영양실조 위기에 놓인 아프리카 가정에 주요 생계수단이 될 염소를 지원하는 ‘아프리카에 빨간염소 보내기’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가정에 안정적인 소득과 경제적 자립뿐만 아니라, 아동에게 신선한 우유를 제공할 수 있어 식량 위기 대응에 성공적인 사업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2021년부터 우간다 북동부 카라모자의 모로토 지구에서 염소 3,929마리를 전달했는데, 이중 새끼 염소 567마리를 이웃 주민에게 다시 배분해 지속 가능성을 높였다. 또한 지역 기후에 맞는 종자와 묘목 22,545kg을 지원하고 농법을 교육했으며, 가정용 텃밭을 만들어 수확물을 주요 식량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더불어 지역 여성 2,244명을 대상으로 산전후관리와 영유아 영양 섭취의 중요성을 알리는 등 인식 개선에 나섰다.
카라모자 모로토 지구에 거주하며 염소 2마리를 배분 받은 레지나(36세, 가명)씨는 “지원받은 염소를 잘 키워 10마리로 불렸다. 두 마리는 팔아서 아들의 고등학교 학비를 댔다. 농사꾼인 우리에게 염소가 없었다면 학교에 보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염소 젖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남으면 500ml당 500실링에 이웃에 팔아 돈을 벌 수 있다. 마을에서 우리 집은 염소 젖이 풍족한 집으로 알려졌다”고 기쁨을 표했다. 레지나씨 가정에서 출산한 새끼 염소 중 두 마리는 이웃에게 재분배됐다.
이 외에도 사업을 통해 식량 위기에 취약한 가구를 파악해 영양실조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처했다. 각 가정을 방문해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급성 영양실조에 걸린 아동 22명과 중증 급성 영양실조 아동 576명을 발견해 보건 시설로 인계하고 영양실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사업2팀 정다정 팀장은 “분쟁, 기후위기 등으로 식량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우간다 카라모자 지역의 식량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식량 부족을 겪는 가정에 염소를 배분하고 텃밭을 가꿀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보건 및 영양과 관련한 가정의 역량을 강화해 영양 상태를 개선했다. 앞으로도 빈곤 위기를 가중시키는 충격으로부터 가정의 회복력을 높이고 지역사회 전체가 주인 의식을 갖고 식량 부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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