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명문대생이 가입한 전국 2위 규모 연합 동아리 회장 염모(31)씨가 전날(25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첫 공판을 받은 가운데 동아리에서 마약을 매수·투약한 후 수술대에 오른 의사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남수연)는 지난 12일 30대 의사 A씨를 마약류관리등에관한법률 위반(향정, 대마)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은 A씨와 마약을 같이 투약한 20대 대학생 B씨를 같은 날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11월 염씨로부터 마약을 구입·복용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9년간 의사 경력을 갖춘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 임상강사로 일하며 수술을 직접 맡아 마약류를 쉽게 다룰 수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매수한 마약을 주거지에 보관하고 투약 후 강남 소재 클럽을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한 달 동안 총 3회에 걸쳐 새벽시간대 마약을 투약하고 병원에 출근해 7명의 환자에 대한 수술을 집도한 사실도 수면 위로 올랐다.
A씨가 복용한 마약은 최장 일주일간 효과가 남아 있어 수술대에 오른 동안 마약 효과가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의료계뿐 아니라 금융계도 마약 동아리에 연루됐다.
검찰은 염씨가 1심에서 실형을 받고 구속되자, 지난 7월 20대 동아리 회원 한 명이 코스닥 상장 임원 40대 C씨로부터 마약을 받고 함께 투약한 것으로 조사했다.
당시 C씨와 동아리 회원은 주사기를 이용해 2회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했고, 지난 9월 소환 요구를 받자 미국으로 도주하려다 덜미를 잡혔다.
이에 검찰은 C씨를 이날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이날 구속 기소했고 함께 마약을 복용한 동아리 회원은 지난 12일 B씨와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검찰은 전날 재판에 넘겨진 염씨와 이씨를 같은 혐의로 추가로 기소하는 등 동아리 회원 3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단순 투약한 회사원 1명을 조건부 기소유예했다고 이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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