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4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빚(가계신용)이 1분기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집값 상승 전망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2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96조2000억원으로, 1분기 대비 13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기대비 0.7%,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한 수치다. 특히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1780조원으로 1분기보다 13조5000억원 늘어났다.
가계대출 증가의 주된 요인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급증이다. 2분기 주담대는 1092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전분기 대비 16조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최고 수준의 증가폭이다. 주담대 증가세는 주택매매 거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17만1000가구로, 1분기(13만9000가구)에 비해 크게 늘었다.
반면, 기타대출은 687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5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1분기 중 상여금을 이용한 대출 상환 등 계절요인의 소멸 영향으로 해석된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대출 증가폭이 3조2000억원에서 17조30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된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은 감소폭이 축소되었다.
판매신용은 신용카드 이용규모 확대로 3000억원 증가하며 1분기 만에 상승 전환했다.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2분기에 189조9000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한국은행 김민수 금융통계팀장은 "현재의 가계신용 증가세는 2020년이나 2021년의 급격한 증가세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정부와 한국은행은 가계부채를 급격히 줄이기보다는 명목성장률 이내로 점진적으로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추가 대책을 마련 중이다. 8·8 부동산 공급 대책과 9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 등이 예정되어 있으며, 금융위원회는 다음 달부터 수도권에 최대 1.2%포인트의 가산금리를 상향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금리 인하 기대와 부동산 시장의 회복 조짐이 맞물리면서 가계부채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만큼, 향후 정부의 대책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지 주목된다.
또한, 가계부채 증가가 경제 회복의 신호인지, 아니면 새로운 리스크의 시작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금융 당국은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과 함께 부동산 시장의 안정, 그리고 경제 성장의 균형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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