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년 만에 서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하면서 강남권과 김포공항 인근 지역에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서울 그린벨트를 대규모로 해제하여 신규택지를 확보하고 신혼부부 등을 위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강남·서초구의 내곡동과 세곡동이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이번 주택공급 확대 대책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급등하는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강서구 김포공항 인근 그린벨트도 개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김포공항 앞 혁신지구 사업은 2026년 착공이 예정되어 있고, 도시철도 및 도심항공교통(UAM) 이용이 편리한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어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예상되는 지역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이미 강서구 일대의 그린벨트 18.91㎡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상태다.
그러나 김포공항 인근 지역은 비행기 안전을 위한 고도제한으로 인해 현재로서는 대규모 주택 공급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지역에서는 고도제한 완화 시 개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존재한다.
서울 강서구는 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고도제한 완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최근에는 김포공항 동편 지역의 고도제한을 45m에서 60m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고도제한 완화 개정안이 2028년 11월부터 전체 회원국에 적용될 예정이어서, 이에 따른 변화도 기대되고 있다.
서울시 역시 고도제한 완화를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김포공항 일대 도시정비 활성화를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에 나섰다. 고도제한이 완화되면 용적률 기준도 완화되어 공항 인근 저층 주거지의 고층 개발이 가능해져 정비사업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린벨트 해제와 고도제한 완화로 인해 강서·양천 일대에서 기존에 추진 중이던 재건축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와 고도제한 완화로 인해 더 높은 사업성을 기대하며 정비계획 확정 일정이 전반적으로 미뤄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서울 서부지역의 주택 공급이 오히려 지연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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