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 항공 175편이 남쪽 타워에 충돌하기 직전의 모습. ⓒwiki
유나이티드 항공 175편이 남쪽 타워에 충돌하기 직전의 모습. ⓒwiki

2001년 9월 11일 미국을 뒤흔든 테러 사건의 핵심 용의자들이 사형을 면하는 대신 유죄를 인정하기로 미국 정부와 합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은 31일, 9·11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쿠바 관타나모 미군 기지에 수감된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59) 등 3명이 미 국방부와 유죄 인정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3명은 사형 대신 무기징역으로 감형되는 조건으로 기소장에 명시된 2976명을 살해한 혐의 등 모든 혐의를 인정하기로 했다. 군검찰은 이러한 내용을 서한을 통해 테러 희생자 유족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용의자들은 2003년에 체포되었으나, 정식 재판은 시작되지 못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들을 심문하는 과정에서 고문 등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10여 년 동안 사전 심리 절차만 진행되어 왔다.

주요 용의자 중 한 명인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는 쿠웨이트에서 파키스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1980년대 미국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했으며,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알카에다 조직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카에다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말미인 1988년에 결성되었으며, 그 수장이었던 오사마 빈라덴은 2011년 5월 미군 특수 군사작전으로 사살된 바 있다.

9·11 테러는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DC 미 국방부 청사에 여객기를 충돌시킨 대규모 테러 공격으로, 2976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군은 20년간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사 작전을 수행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3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테러 용의자들과 미국 정부의 유죄 합의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왓슨 대변인은 "대통령과 백악관은 이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국방부 당국자들과 충분히 협의하도록 자신의 팀에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로 9·11 테러 이후 20년 넘게 이어져 온 법적 공방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게 되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테러 용의자들이 사형을 면하게 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향후 이 합의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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