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11월 대선을 약 3개월 앞둔 시점에서 민주당은 한 달 안에 새로운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 유례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차기 민주당 주자로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로 인해 현재 경선 구도는 해리스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해리스가 자동으로 후보직을 승계하는 것은 아니며, 공식적인 지명 절차를 거쳐야 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새 후보 선출은 4600여 명의 민주당 전당대회 대의원, 고위 당직자, 지역 활동가, 선출직 공무원으로 구성된 단체가 결정하게 된다.
미국 정치사에서 한 정당의 대선 예비선거 승리 후보가 전당대회 직전 사퇴한 전례가 없어, 참고할 만한 선례나 명확한 당규가 부재한 상황이다. 민주당 전국위원회 규칙상 일반 대의원들은 자신의 주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후보에게 투표해야 하지만, 바이든의 사퇴로 인해 이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해리스의 유리한 위치는 여러 요인에서 비롯된다. 우선, 전체 대의원 명단을 민주당 전국위원회와 바이든 캠프 관계자만이 보유하고 있어 다른 후보들의 대의원 접근이 제한적이다. 또한, 바이든 캠프가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캠프 이름을 '해리스를 대통령으로'로 수정하면서 해리스는 기존 캠페인 자금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6월 말 기준 캠프에는 약 9600만 달러(1330여억 원)의 현금이 남아있다.
바이든의 사퇴 이후 해리스에 대한 기부도 급증하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해리스는 사퇴 발표 5시간 만에 2750만 달러(약 379억 원) 이상을 모금했다.
새 후보 선출 일정은 아직 불분명하다. 제이미 해리슨 민주당 전국위원장은 지난주 대의원들에게 8월 1일부터 5일까지 투표를 실시하여 8월 7일까지 지명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오하이오주 의원들이 투표용지 마감일을 9월 1일로 연기하면서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은 8월 19일 전당대회 시작 전까지 새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리슨 전국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투명하고 질서 있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전격적인 사퇴로 민주당은 대선을 불과 3개월 앞두고 새로운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해리스 부통령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가운데, 향후 민주당의 후보 선출 과정과 그 결과가 11월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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