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통계청이 18일 발표한 '2023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국부)이 2경3039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9.6배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국민순자산은 전년 대비 472조원(2.1%) 증가했으나, 2022년의 688조원(3.1%) 증가에 비해 증가폭이 둔화되었다. 이는 주로 부동산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비금융자산의 증가폭은 486조원에서 442조원으로 줄었으며, 특히 토지자산의 감소세가 지속(-129조원 → -38조원)되었다. 순금융자산의 증가세도 2022년 202조원에서 지난해 30조원으로 크게 둔화되었다.
국민순자산의 명목 GDP 대비 배율은 9.6배로, 전년(9.7배)보다 소폭 하락했다. 이 배율은 2017년 7.7배에서 2021년 9.8배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토지+건물) 자산은 전년 대비 1.2%(+207조원) 증가한 1경6841조원을 기록했으나, 비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7.2%에서 76.6%로 축소되었다. 주택시가총액은 6839조원으로 전년 대비 1.7%(-118조원) 감소했으며, GDP 대비 배율도 3.0에서 2.8로 낮아졌다.
그러나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증시 호황에 힘입어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이 부문의 순자산은 1경2632조원으로, 전년 대비 210조원(1.7%) 증가했다. 주택자산(-147조원, -2.3%)을 중심으로 비금융자산이 감소(-38조원, -0.4%)했으나, 국내 증시 반등 등으로 금융자산이 증가(+233조원, +4.7%)한 결과이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산의 구성을 보면, 주택이 50.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주택 이외 부동산 25.2%, 현금 및 예금 19.1%, 보험 및 연금 11.5% 순으로 나타났다. 순자산 대비 부동산(주택+주택 이외) 비중은 2022년 77.1%에서 지난해 75.5%로 하락했다.
1인당 가계순자산은 2억4427만원으로 추정되어 전년(2억4039만원)보다 1.6% 증가했다.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18만7000달러로, 일본(18만3000달러)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미국(46만5000달러), 호주(39만3000달러), 캐나다(28만2000달러)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가구당 가계순자산은 5억7855만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년(5억7561만원)보다 2184만원(0.5%) 증가한 수치이다. 달러로 환산하면 44만3000달러로, 일본(42만1000달러)보다는 높지만 미국(118만5000달러), 호주(102만1000달러)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김민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B/S팀 팀장은 "국민순자산은 부동산 가격 2년 연속 하락으로 2022년부터 증가세가 상당히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가별로 가구당 인원수 차이가 있어 국제 비교를 위해서는 가구당 가계순자산보다 1인당 가계순자산을 비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국민대차대조표 발표는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와 자산 구조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향후 경제 정책 수립과 국가 간 비교 연구에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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