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임자면 대기리에서 한국전쟁 당시 희생된 민간인들의 유해를 찾기 위한 발굴 작업이 시작된다. 18일 신안군의 발표에 따르면, 전날 임자면 대기리 일원에서 유해 발굴에 앞서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개토제가 열렸다.
개토제는 발굴 작업 시작 전 토지신에게 올리는 제사로, 이번 행사는 무고하게 희생된 민간인들의 넋을 위로하고 발굴 참여자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신안임자유족회와 (재)한국선사문화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개토제는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해 제례, 추도사, 시삽 등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임자도의 비극적 역사는 1950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좌익 주민들에 의해 고 문준경 전도사를 비롯한 기독교인과 경찰 등이 희생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국군의 수복 과정에서 좌익세력으로 오인받아 민간인들이 희생되었지만, 지금까지 그들의 시신은 찾지 못한 상태였다.
진실화해를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개시 결정 이후 약 1년 만에 유해발굴 작업이 시작되면서, 74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 지금 희생자들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안군은 이번 발굴 작업을 위해 국비 1억 5000만 원과 군비 2000만 원을 확보했으며, 오는 8월 말까지 유해발굴을 진행할 예정이다. 수습된 유해와 유품은 추후 세종시 추모의 집에 안치되는 등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과 진실 규명을 위해 활용될 계획이다.
김대인 신안군 부군수는 "우리의 아픈 역사이지만 함께 슬퍼해 주고 기억해 주는 분들이 많을수록 우리는 화합의 길로 나아갈 수 있고 진정한 아픔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유해발굴을 통해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유가족의 맺힌 한들이 조금이나마 치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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