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주 출신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스 연방상원의원이 뇌물 수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6일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여러 미국 언론은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배심원단이 메넨데스 의원에게 제기된 16개 범죄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메넨데스 의원은 지난해 9월 검찰에 의해 뇌물 수수와 외국대리인등록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사업가와 외국 정부로부터 뇌물을 받고 외교 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아왔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증거들은 충격적이었다. 메넨데스 의원의 자택에서는 55만 달러의 현금과 함께 10만 달러 상당의 금괴 13개가 발견되었다. 이외에도 벤츠 승용차를 뇌물로 받았으며, 주택 대출금의 일부를 사업가들에게 대납시킨 의혹도 받았다.
2006년부터 약 20년간 뉴저지주 연방 상원의원직을 수행해 온 메넨데스 의원은 기소 이후에도 의원직을 유지해왔다. 당내에서 사퇴 압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죄를 주장하며 버텼고, 심지어 무소속으로라도 오는 11월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유죄 판결로 인해 그의 정치 경력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되었고, 재선 도전에도 큰 제약을 받게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판결은 한국계 정치인 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한국계 최초로 미국 연방상원의원 선거에 도전장을 던진 인물로, 지난달 뉴저지주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연방 상원의원 후보로 선출되었다. 뉴저지주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하원의원 3선을 지낸 김 의원은 이번 판결로 11월 선거에서 뉴저지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뉴저지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메넨데스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할 경우 민주당 지지표가 분산되어 공화당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이번 판결로 메넨데스 의원의 정치적 영향력이 크게 약화된 만큼, 김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사건은 미국 정계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으며, 향후 뉴저지주의 정치 지형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국계 정치인의 연방 상원 진출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 내 아시아계 정치인들의 약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