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가 더불어민주당의 채상병 특검법 강행 처리와 국민의힘의 반발로 인해 또다시 파행 상태에 빠졌다. 이는 21대 국회에서 반복되었던 '야당의 입법 독주 → 여당의 거부권 행사 건의 → 대통령 거부권 행사 → 재의결' 패턴이 22대 국회에서도 재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5일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이 정부로 이송된 가운데,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다. 대통령실 역시 이를 '헌법 유린'이라고 비판하며,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채상병 특검법은 다시 국회로 넘어와 재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이로 인해 국회는 당분간 정쟁과 대치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간 타협이 실종되고 대립이 반복되면서, 고물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위한 민생·개혁 법안 처리는 21대 국회와 마찬가지로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국회 개원식 역시 국민의힘의 불참 선언과 윤 대통령에 대한 불참 요청으로 연기되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전례가 없고, 여야 대치로 개원식이 미뤄진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윤 대통령의 순방 일정을 고려하면 개원식은 다음 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여러 쟁점들로 인해 정확한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채상병 특검법 처리에 대해 "의회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폭주"라고 비판하며,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진 안철수 의원을 향해 탈당 요구가 나오는 등 내부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 파행의 책임을 윤 대통령에게 돌리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은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을 또다시 거부한다면 폭풍 같은 국민의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여야 간 극한 대립으로 인해 22대 국회가 사상 최악의 국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이대로면 국회 개원식을 여는 게 문제가 아니라 22대 국회 내내 민생 국회라는 정상 기능을 하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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