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3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시행된 학교폭력전담조사관제도(조사관제)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교사들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은 조사관제 시행 100일을 맞아 지난달 6일부터 21일까지 전국 초중고 교원 3,0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학교폭력전담조사관은 교사 대신 학교폭력 사안 조사 업무를 맡아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설문 결과, 조사관제 도입으로 업무가 줄었다고 답한 교사는 28.5%에 그친 반면, 그렇지 않다고 답한 교사는 53.2%로 절반을 넘었다. 민원 감소 효과에 대해서도 56.8%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해,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조사관의 사안 처리 속도에 대해서도 62.4%의 응답자가 '학교가 맡는 것보다 더 걸린다'고 답해, 신속한 처리를 기대했던 당초 취지와는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다. 반면 '더 빠르다'는 응답은 8.1%에 불과했다.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 '조사관 조사 시 교사 동석' 문제에 대해서는 33.2%가 '모든 조사에 동석한다', 35.9%가 '성 사안 등 사안에 따라 동석한다'고 답했다. 이는 여전히 많은 교사들이 조사 과정에 관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사관제 안착을 위해 필요한 개선사항으로는 '신고 접수부터 초기대응, 조사, 종결까지 조사관이 전담해 사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36.2%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교사의 행정 업무 제외(25.2%), 조사관 전문성 강화(9.0%), 조사관 확대 및 담당학교 지정제 도입(8.9%) 등이 제안되었다.
교총은 이번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교원이 학폭 업무·민원 부담에서 벗어나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후속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조사관의 처우 개선 및 보호 대책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교육계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는 학교폭력전담조사관제도가 당초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제도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함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향후 교육 당국이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어떻게 반영하여 제도를 보완해 나갈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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