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59) 두산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사실상 정해졌다.
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은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회의를 열어 현재 공석인 회장 선출 문제를 논의하고 만장일치로 두산 박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추대했다.
박 회장은 내달 12일 열리는 서울상의 의원총회를 거쳐 회장에 선임될 예정이다.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는 관례에 따라 박 회장은 내달 21일 대한상의 의원총회를 거쳐 대한상의 회장으로도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근 대한·서울상의 상근부회장은 "경제계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성과 위상을 갖추고 책임감 있게 일할 대기업 오너가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정부나 기업 등과 두루 관계가 원만하면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각을 갖고 경제활성화나 기업가정신을 고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10명의 서울상의 부회장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회의에서는 박 회장과 함께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도 후보로 거론됐으나 70대인 김 회장이 자신은 고령이라 후진한테 자리를 양보하는게 낫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이 부회장은 전했다.
두산그룹 고위 관계자는 "박 회장이 내일 상의에 회장직 수락 여부에 대한 확답을 줄 것"이라면서 "그간 회장직을 고사하겠다는 얘기가 없었던 만큼 수락하지 않을까 우리도 추측만 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두산그룹은 고 박두병 초대회장, 전문경영인인 정수창 전 회장, 박용성 전 회장에 이어 박용만 회장까지 4명의 상의 회장을 배출하게 됐다.
박 회장은 강력한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으로 소비재 중심이던 두산그룹을 중공업 기반의 첨단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리더십과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아울러 평소 적극적인 상의 활동으로 재계와 산업계 신망이 두터워 서울상의 부회장들 가운데서도 유력한 회장 후보로 거론됐다.
박 회장은 2015년 3월까지 중도 사퇴한 손경식 전 회장의 잔여임기 1년7개월가량을 채우게 된다.
현행 규정상 서울상의와 대한상의 회장 임기는 3년으로 한 차례 연임할 수 있으며 전임자의 잔여임기는 6년의 임기 연한에 포함되지 않는다.
손 전 회장은 2005년 11월 회장직을 맡아 8년 가까이 재임하다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된 뒤 CJ그룹의 비상경영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으면서 지난 9일 물러났다.
대한상의는 중소기업만을 회원으로 하는 중소기업중앙회나 대기업 모임인 전국경제인연합회와는 달리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아우르는 국내 최대 종합경제단체다. 서울상의를 비롯한 전국 71개 지방 상공회의소를 대표하며 회원사가 14만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