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칸유니스 지역의 운영이 중단된 의료 시설 앞에 의료용 베드가 버려져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세계 침략 희생 아동의 날을 맞아 팔레스타인 아동의 정신건강과 심리적 지원을 긴급히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은 팔레스타인 칸유니스 지역의 운영이 중단된 의료 시설 앞에 의료용 베드가 버려져 있는 모습.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전쟁이 9개월째에 접어든 가운데, 가자지구에서 탈출해 이집트로 피난한 팔레스타인 아동들이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해 악몽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세계 침략 희생 아동의 날을 맞아 팔레스타인 아동의 정신건강과 심리적 지원을 긴급히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고 4일(화) 밝혔다.

세계 침략 희생 아동의 날은 1982년 유엔(UN)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무고하게 희생된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아이들을 기리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그러나 지난 56년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지배와 16년간 가자지구의 봉쇄로 팔레스타인 아동은 더욱 취약한 상황으로 내몰렸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서 전체 아동 인구인 110만 명 중 1%에 달하는 1만 4,100명이 목숨을 잃었다. 폭격으로 치명상을 입은 아동이 급증했으나 의료용품과 연료가 턱없이 부족한 탓에 수용 능력이 한계에 달했다. 2023년 10월부터 5월 18일까지 의료적 지원을 위한 이집트 등 인접 국가로의 피난 요청 건은 1만 2,760건에 달했으나 현재까지 이집트 국경을 넘은 의료 난민은 5천5백 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지난 5월 7일 라파 교차로가 폐쇄된 이후로 중단돼 대피가 예정돼 있던 환자 6백 명의 발목이 잡혔다. 현재 가자지구를 빠져나와 이집트로 피난한 팔레스타인인은 약 6만 명에 가량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계속되는 전쟁과 불안한 상황에 노출된 아동들의 정신 건강 위기를 경고했다. 현재 가자지구 내에서 정신 건강 및 심리·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아동은 약 백만 명으로 전체 아동 인구의 90%에 달한다. 지난 3개월간 세이브더칠드런 이집트 사무소를 통해 접수된 정신 건강 및 심리적 지원 요청은 500건 이상이며, 이 중 90%는 아동 대상이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큰 소리에 놀라고, 잠을 못 자며, 혼자 화장실을 가지 못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고 보고했다. 전쟁 중 폭력과 불확실성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아동은 독성 스트레스로 연결될 수 있다. 아동의 회복 탄력성을 고려할 때 적시에 심리·사회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평생토록 이어지는 정신적 충격에서 보호할 수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정신건강 및 심리사회지원 어드바이저 라일라 토마는 "가자지구 아동은 상상할 수 없는 정신적 피해를 당했다. 폭력, 심각한 신체 부상, 가족과 집, 학교의 상실로 고통받고 있다. 이 같은 스트레스에 오랜 기간 노출될 경우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파괴되기에 충분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그럼에도 아이들은 회복력이 강하다. 아동의 신체적 부상을 치료하고 안정감과 일상의 감각을 되돌려 주는 지원을 통해 회복될 수 있다. 이집트로 피난한 팔레스타인 아동을 위한 지원을 확대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1953년부터 팔레스타인 아동에게 필수 서비스와 지원을 제공해 온 가장 큰 규모의 NGO 중 하나다. 2023년 10월 전쟁 발발 후 74만 4,627명을 대상으로 약 3,476만 달러(한화로 약 480억 2천 8백만 원)의 인도적지원 기금을 지원했으며,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30만 달러(한화 약 4억 1,488만 원)를 지원했다. 임시 주거지, 식수위생, 식료품 키트 등 기본적인 의식주 지원은 물론 아동을 대상으로 아동친화공간 5곳을 설치해 임시 정착지 내 아동 1만 1천 명을 대상으로 심리·사회적 지원을 제공했다. .

한편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지난해 12월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휴전을 촉구하는 '전쟁을 멈춰라 #CeasefireNOW' 서명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또 인도적지원 현장에 관한 조사와 연구자료를 국문으로 번역한 '인지고래(考來)'를 발간했다. 올 3월 공개된 ‘고립과 상처: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아동들에게 누적된 정신적 피해’ 한국어판 보고서는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를 통해 내려받을 수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정태영 총장은 “팔레스타인 아동은 나날이 늘어가는 폭격과 공습 가운데 아이들은 매일 생존을 위한 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가족, 안전, 놀이와 배움의 기회를 모두 빼앗긴 아이들은 더 이상 어린 시절을 누리지 못한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인지고래 시리즈의 창간호를 통해 가자지구 아동이 처한 현실을 알리고 인도적 위기 속 아동 권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한다. 105년의 인도적지원 전문성을 가진 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앞으로도 마지막 한 아이까지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이브더칠드런 #기독일보 #기독일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