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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더칠드런 로고.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의 무장 폭력 사태에 피해를 당한 아동과 가족을 위해 인도적지원을 시작했다고 7일(화)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10만 달러, 한화로 약 1억 3천8백만 원 지원을 결정했다.

지난 2월 말 무장 갱단의 폭력 사태가 격화되면서 하루 평균 6백 명의 아동이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아이티의 치안 상황이 악화한 3월 8일부터 4월 9일까지 1개월간 아동 1만 9,300명을 포함해 총 9만 5천여 명이 피난길에 올랐다. 피난민의 3분의 2가 이미 한 차례 피난을 경험했고, 이 중 절반이 두 번째로 피난을 경험했다. 아이티에서 지난 2년간 피난민이 된 아동은 18만 천 명에 달하며, 실제 수치는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피난 과정에서 심각한 총격에 노출되거나, 시신, 강간을 목격하는 등 참상이 펼쳐지고 있다.

아이티는 폭력 사태로 정부 기능이 마비되고 인프라가 파괴되면서 교육과 의료 서비스 또한 붕괴했다. 현재 포르토프랭스의 90%가 갱단의 통제하에 있다. 도로와 운송 경로가 차단되고 갱단에 의해 검문소가 운영되면서 인도적지원의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 식료품 이동 제한으로 식량 불안이 확대돼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식료품 가격이 21% 증가했다. 5세 미만 아동 27만 7천 명이 급성 영양실조의 위험을 직면했으며, 이 중 12만 5천 명은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에 놓였다. 의료 시설 역시 절반 이상이 폐쇄되고 의약품과 의료 장비가 부족한 탓에 보건 위기도 우려된다. 피난한 가족이 난민촌, 학교, 교회 등 밀집된 장소에 거주해 열악한 환경에서 질병에 걸릴 위험이 크며, 우기가 시작돼 설사병과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티에서 아동을 비롯해 극심한 민간인 피해가 이어지자, 자체 재난 대응 단계를 카테고리 2(CAT 2)로 상향 조정하고 긴급 지원에 나섰다. 피난민 가족들이 재난 상황에서 긴급하게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을 지원하며, 영양실조에 걸린 아동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보건의료 및 영양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현재 아이티 남부와 북동부 지역의 직원이 포르토프랭스의 긴박한 상황에 대비하고 있으며, 포르토프랭스에서 활동 중인 인도주의 전문가들은 재택에서 지원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수도 포르토프랭스 외에도 피난민이 발생한 지역으로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세이브더칠드런 아이티 사무소장 샨탈 실비 임볼트는 “아이티 아동은 갱단이 장악한 도심을 빠져나가면서 지옥 같은 현실을 직면했다. 아이들은 총격, 시신, 강간, 무장단체의 징집 등 봐서는 안 될 폭력을 목격하고 있다. 폭력 사태가 다시금 격화되면서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미 피난을 경험해 본 아동이 다시 집을 떠나게 되면서 안정감을 거듭해서 흔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폭력 사태가 이어지는 지역에서 생명을 구하는 인도주의 기관의 접근이 보장돼야 한다. 국제사회는 현재 아이티에서 필요로 하는 인도적 수요의 8%만을 지원하고 있다. 거듭된 실패가 이어질수록 다른 지역으로 사태가 번져나가 더 많은 생명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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