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빨간날' 유급휴가 사정이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용이 불안정하고 직장 규모가 작을수록 공휴일에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빨간날 유급으로 쉴 수 있다'는 응답 비율이 지난해 1분기 69%에서 올해 1분기 65.6%로 3.3%포인트 감소했다.
상세 결과를 보면 정규직(81.8%), 300인 이상 기업(81.4%), 사무직(85.6%), 상위 관리자(78.1%), 월급 500만원 이상(86%) 등은 대부분 빨간날에 유급휴가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정규직(41.5%), 5인 미만 사업장(41.1%), 비사무직(45.8%), 일반사원(45.5%), 월급 150만원 미만(31.7%) 등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노조 가입 여부, 성별, 교대근무 여부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다. 비조합원(62.8%)이 조합원(84.8%)보다, 여성(60.1%)이 남성(69.9%)보다, 교대제 근무자(68.4%)가 비교대제 근무자(51.3%)보다 빨간날 유급휴가를 받기 어려웠다.
특히 월급 150만원 미만 근로자의 경우 1년 만에 18.8%포인트나 유급휴가 응답 비율이 감소했고, 5인 미만 사업장(-11.7%p), 비사무직(-8.8%p), 일반사원(-8.3%p), 비정규직(-6.8%p) 근로자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300인 이상 기업, 정규직, 사무직, 월급 500만원 이상 근로자 등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상위 관리자의 경우에도 감소폭이 일반직원보다는 작았다.
직장갑질119 김스롱 노무사는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가 커지면서 영세 사업장과 저임금 근로자의 휴가권이 빠르게 침해되고 있다"며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를 넓히고 법 위반 사업주에 대한 감독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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