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세계관: 우리를 조종하는 8가지 이야기>
스티브 윌킨스, 마크 샌포드 지음 | 안종희 역 | IVP | 2013.06.12 | 288쪽 | 13000원
사람들의 삶과 신념을 형성하는 세계관은 대부분 이론이나 지식 체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세계관은 문화에서 비롯된다. 그런 세계관들은 우리 주변에 널려 있지만 문화 속에 은밀하게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볼 수 없다. 달리 말하면, 그런 세계관들은 평범한 눈에는 숨겨져 있다. 때로 이것을 "일상생활의 세계관"이라고 부른다. - 본문 중에서
우리의 인생관과 세계관은 대부분 이론이나 지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은밀한 세계관>의 저자들은 우리의 행동과 삶을 지배하는 '세계관'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삶 속에 들어와 똬리를 틀고 있는 문화적 관습, 사회적 통념과 제도 등에 의해 형성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것들은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과소평가되고 있지만, 어떠한 신념은 '믿는 것'으로 정의되며 일종의 '신앙'의 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와 상관없다고 생각되는, 그렇지만 기독교적이지 않은 세계관들이 기독교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특히 이러한 세계관은 논리적으로 '정의'된 '명제'가 아니라 '큰 주제'가 은유적으로 표현된 '이야기'이다. 바로 '명백한' 세계관이 아니라 '은밀한' 세계관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보지 않는다면 우리의 행동이 어떠한 세계관으로부터 비롯되었는지 쉽게 알 수 없다. 이러한 전제 아래 저자들은 기독교인으로 '고백'하면서도 우리의 '행동'은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비롯되지 않는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저자들은 그리스도인들의 의식 안에 은밀하게 숨어 있는 8가지 세계관을 제시한다. 개인주의, 소비주의, 국가주의, 상대주의, 자연주의, 뉴에이지, 부족주의, 심리치료 등이다.
은밀한 세계관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저자들은 '구원' 또는 '행복'에 대한 하나님의 온전한 세계관을 거부하고 하나의 가치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환원주의'를 꼽는다. 예를 들어 소비주의는 필요를 위해서 '물질' 또는 '부'를 축적하기만 하면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는 정반대로 뉴에이지는 '물질'을 무시하고 '영적'인 것만을 추구하면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현상이다.
저자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육체와 영, 그 중에 어느 하나만을 추구하고자 하는 이러한 세계관들이 우리의 교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온전'하게 창조하셨으나 '타락'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방법이 아닌 '우리'들의 방법으로 온전해질 수 있다고 믿는 것이 바로 교만이며, 우리들의 은밀한 세계관이라는 설명이다. 이와는 반대로 하나님께서는 '모든 면'에서 우리를 회복시키시며 그 방법 또한 우리의 이성을 뛰어넘는 '종합적'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것이 기독교적 세계관이라고 믿을 수 있는가? 저자들은 기독교적 세계관이 하나의 명제로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이야기'임을 말한다. 따라서 저자들은 세부적인 것들을 이야기하기보다 기독교적인 세계관의 핵심이 우리를 '회복'시키시려는 하나님께 우리의 '구원'이 달렸으며, '예수님의 희생과 사랑'을 믿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또한 저자들은 성경에서 이야기 하는 '핵심'을 붙들고 우리들의 세계관을 이성과 경험, 교회의 전통이라는 수단을 가지고 끊임없이 살펴보며, 형성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저자들은 우리의 '고백'과 '행동', '신념'이 모두 하나님을 향해 있어야 함을 말한다. 우리가 자신의 세계관을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나님이 계셔야 할 자리에 다른 것을 채워 놓고 우리의 '말'만 하나님께 드릴 수도 있다. 그리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우리의 '행동'도 바꿀 수 없다. 모든 면에서 하나님께 집중하고 '온전한' 우리의 삶을 하나님께 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의 독특한 점은 앞에서 말한 '은밀한' 세계관 또한 우리의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국가주의의 애국심, 상대주의의 도덕적 관용, 자연주의의 이성과 논리, 개인주의의 개별성의 인정 등은 이러한 세계관들은 만화경처럼 화려하고 다채로운 면을 가지고 있는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발견할 수 있는 하나의 통로로 '이용'할 수 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따라서 저자들은 이러한 세계관의 장점에 대해서도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