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의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44)가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며 마지막 올스타전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리베라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시티필드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에서 8회말 구원 등판해 1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아메리칸리그(AL) 올스타의 3-0 승리에 힘을 더했다.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리베라는 마지막으로 나서게 된 올스타전에서 MVP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투수가 올스타전에서 MVP로 뽑힌 것은 1999년 페드로 마르티네스 이후 14년만이다. 양키스 선수가 올스타전에서 MVP를 품에 안은 것은 2000년 데릭 지터 이후 역대 두 번째다.
마지막 올스타전을 맞은 리베라가 외야에 있는 불펜을 벗어나 마운드로 뛰어가자 경기장을 메운 4만4186명의 관중들은 모두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아메리칸리그, 내셔널리그를 가릴 것 없이 양 팀 선수들은 모두 덕아웃을 지키고 앉아있다가 기립박수를 치며 리베라의 올스타전 마지막 등판을 축하했다.
리베라가 마운드에 서서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는 동안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선수들도 그라운드에 나가지 않고 덕아웃에서 리베라에게 박수를 보냈다.
관중들과 선수들의 환호성에 리베라는 손을 흔들며 화답한 후 한참동안 감회에 젖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1995년부터 양키스에서만 뛰며 개인통산 1089경기에 등판한 리베라는 638세이브를 수확, 통산 세이브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해 전반기까지 638세이브(77승60패) 평균자책점 2.20의 성적을 거뒀다.
2004년 개인통산 최다인 53세이브를 수확하기도 했던 리베라는 세 차례 아메리칸리그 구원왕을 차지했다.
당초 2012시즌이 끝나면 은퇴할 계획이었던 리베라는 지난해 5월 경기를 앞두고 타자들의 공을 잡아주다가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시즌을 접었다.
은퇴 기로에 놓였지만 다시 한 번 도전에 나선 리베라는 불혹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38경기에 등판, 30세이브(1승2패)를 챙기며 아메리칸리그 2위를 달리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날 관중들과 선수들의 기립박수는 '살아있는 전설'이나 다름없는 그의 마지막 '여름 축제'를 축하하는 것이었다.
올스타전에만 13차례 출전한 리베라가 MVP를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베라는 "마운드에 섰을 때 양쪽 덕아웃을 바라봤다. 정말 놀랐다"며 "거의 울 뻔했다. 그 장면은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라고 당시 받았던 감동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