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대리전으로 평가되는 13일 16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독립 성향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했다. 이로써 민진당은 '12년 연속 집권'이라는 역사를 쓰게 됐다.
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57분(현지시간) 총통 선거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라이 후보와 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558만6천표, 득표율 40.05%를 기록했다.
친중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와 자오샤오캉 부총령 후보는 467만1021표를 얻어 득표율은 33.49%다. 중도 제2야당 민중당 커원저 후보와 우신잉 부총통 후보는 369만466표를 얻어 득표율이 26.46%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71.86%로, 2020년 투표율인 74.9%에는 못미쳤다.
애초 1, 2위 후보 간 접전이 예상됐지만, 개표를 시작한 이래 라이 후보는 줄곧 선두를 유지했다.
승리를 확정한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라이 당선인은 "2024년 대선 가운데 가장 주목 받는 첫 번째 대선으로 대만은 민주 진영의 첫 승리를 이뤄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이번 승리는 3가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첫째 우리는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에서 우리는 민주주의 편에 서있다는 사실을 전세계에 알려줬다"면서 "중화민국(대만)은 계속해서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과 나란히 걸어갈 것"이고 언급했다.
라이 당선인은 "둘째 대만국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 실제 행동으로 외부세력의 개입을 성공적으로 차단했다”면서 “이는 우리가 자신의 총통은 자신의 손으로 선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셋째 3명의 후보 조합 가운데 우리 조합은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는데 이는 국가가 정확한 길을 가고 있으며 방향을 전환하거나 과거의 길로 돌아가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개표율이 약 90%를 넘었을 때 허우 후보와 커 후보는 패배를 인정했다.
허우 후보와 그의 러닝메이트인 자오샤오캉 부총통 후보는 이날 저녁 7시49분께 신베이시 반차오 제1운동장에 마련된 개표행사장에 도착해 선거 패배를 인정하며 지지자들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허우 후보는 “(지지자) 여러분을 실망시켜 깊은 사과를 전한다”면서 “노력했지만, 내가 부족해 정권교체를 이뤄내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커 부호는 패배를 인정했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역시 이번 선거에서도 국민당과 민진당의 벽이 높았다"면서도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는 대만에 국민당과 민진당 만이 아니라 민중당도 있음을 전세계에 알렸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또 지지자들에게 4년 뒤의 선거에서 자신과 자신의 정당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총선 선거와 함께 진행된 11대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 집권 민진당, 제1야당 국민당, 제2야당 민중당 등 주요 정당 모두 과반의 입법원(의회)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국민당은 전체 의석의 52석을 확보해 최다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됐다. 국민당은 2020년의 38석에서 14석을 더 얻는 것이다.
반면 민진당은 51석을 얻었다. 민진당의 의석수는 2016년의 68석, 2020년의 61석에 이어 연속 감소한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제2야당 민중당은 8석, 무소속 후보가 2석을 가져갔다.
대만 입법원의 정원은 113석으로, 지역구 입법위원 73석, 비례대표(지역무구분위원) 34석과 원주민 대표 6석(평지와 산지 대표 각각 3석)으로 구성된다.
민진당이 입법원에서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면서 정책 추진과 국정 운영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이번 선거 결과가 대만의 '주류 민의'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정부의 대만 사무 부처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대만판공실)은 천빈화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에서 “이번 결과가 대만의 '주류 민의'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며 이번 선거는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기본 구도와 발전 방향을 바꿀 수 없고, 양안의 동포가 갈수록 가깝고 친밀해지려는 공동의 바람을 바꿀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조국이 결국 통일될 것이고, 필연적으로 통일될 것이라는 점은 더욱 막을 수 없다"고 역설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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