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양대노총 등 노동조합이 노조 회계를 공시하지 않으면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노조가 회계를 공시해야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내용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령 및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된다.
개정된 노조법 시행령은 조합원의 알권리 보호를 위해 노조가 회계연도 종료 후 2개월 이내에 게시판 공고 등을 통해 결산 결과를 공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행법은 노조가 회계연도마다 결산 결과와 운영 상황을 공표하도록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에 관한 규정은 없어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특히 개정안은 이달부터 운영되는 '노조 회계 공시 시스템'을 통해서도 결산 결과를 공표할 수 있도록 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노조는 해당 시스템에 공시해야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고용부는 "조합비 세액공제 혜택은 사실상 국민 세금으로 노조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므로 이에 상응하는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회계 공시와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당초 정부는 이러한 개정안을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의 시급성 등을 고려해 그 시기를 3개월 앞당겨 이날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조합원 수 1000명 이상인 노조와 산하 조직은 11월30일까지 2022년도 결산 결과를 시스템에 공시해야 조합원이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 범위는 조합원이 올해 10~12월 납부한 조합비다. 세액공제 비율은 15%이며 1000만원 초과분은 30%다. 올해 1~9월 납부한 조합비의 경우 회계 공시와 관계 없이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해당 노조나 산하 조직으로부터 조합비를 배분받는 상급 단체와 산별 노조도 회계를 공시해야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 양대노총 등 총연맹이 공시하지 않으면 모든 노조가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내년부터 납부하는 조합비는 노조가 직전 회계연도 결산 결과를 매년 4월30일까지 공시해야 세액공제 혜택이 가능하다.
개정안은 아울러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노조 회계 감사원을 재무·회계 관련 업무에 종사한 경력이 있는 자로 선임하거나 조합원 3분의 1 이상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회계사 또는 회계 법인이 감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노동계는 정부의 이러한 조치가 '노조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노동자들의 불만을 증폭시켜 노조를 옥죄고 상급단체 탈퇴를 부추기려는 의도"라고 했다. 민주노총도 "소득공제를 볼모 삼아 '돈 가지고 장난치는' 치졸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개정된 노조법 시행령의 핵심은 회계 투명성 제고를 통해 노조의 민주성과 자주성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조합원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노조가 스스로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데 적극 동참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오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노조회계 공시제도 시행' 관련 브리핑을 갖고, 회계 투명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노조의 회계 공시 동참을 당부할 예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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