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교회 심관식 원로목사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가 남의 도움이 필요해서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고 또 다른 사람이 나를 필요로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누가복음 10장을 보면 예수님의 말씀가운데 어떤 사람이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난 이야기가 나옵니다. 강도는 행인에게 크게 상처를 입히고 달아났습니다. 그 피해자는 상처받은 자신을 어떻게 움직일 수가 없는 형편이므로 반드시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였습니다. 그 때 종교 지도자인 제사장과 레위 인이 지나갔으나 도아주지 않고 그냥 지나갔습니다. 다행이 사마리아 사람이 지나가다가 그를 도와주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세상에는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시대에나 사람들은 흔히 필요한 것, 또는 필요한 사람을 원합니다. 그래서 전에 보면 과년한 자녀를 둔 어머니들은 성가대석도 둘러보고 젊은이들을 유심히 보기도 하여 딸에게 필요한 사윗감이 있나, 아들에게 필요한 며느릿감이 있나하고 살피게 됩니다. 하기야 요즈음에는 그런 일이 부모의 몫에 돌아오지 않는다고도 합니다.

교회는 깊이 생각하면 사회가 필요해서 찾아지는 교회가 된다면 얼마나 이상적일까? 생각합니다. 세상에서는 나를 필요로 해 달라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선전을 하고 야단을 합니다. 상의원이나 기타 지방 선거 때가 되면 내가 이렇게 공적이 많고 훌륭한 사람이고 필요한 사람이라고 알아 달라고 유인물이나 연설을 합니다. 심지어 이런 풍조가 교계에도 일어나서 한국 어떤 교단에서는 총회장을 한번 하려면 엄청난 돈을 써서 각본대로 당선이 된다고도 하니 뜻있는 성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그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교회가 되려면 그만큼 필요를 채워주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성경 행9:36-41에 도르가라는 여신도는 평소 선행을 많이 하여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여 그가 죽었을 때에 사람들이 매우 슬퍼하였습니다. 주의 일하는데 밴들밴들하고 요리 빠지고 조리 빠지고 하는 사람보다 충직하게 하나님 바라보고 봉사하는 사람이기에 필요해졌던 사람입니다. 어디엔가 다른 사람들보다 시간을 바치고 물질을 드리고 남을 돕고 정성을 쏟고 몸을 드리는 교회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교회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해 주는 교회는 그 시대에 필요로 하는 교회입니다.

아주 중요한 것은 주님께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다윗은 다윗 자신이 하나님을 찾은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필요에 의한 사람이 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부르셔서 이새의 아들 다윗에게 기름을 부으라고 하셨습니다. 왜 다윗은 하나님께로부터 필요한 사람이 되었습니까? 다윗의 중심이 바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필요로 하신 것입니다. 사무엘의 앞으로 이새의 아들 엘리압이 지남을 보고 그는 마음에 이르기를 '이렇게 외모가 좋으니 여호와의 기름 부으실 자가 과연 이 사람이구나!' 하였더니 여호와께서 사무엘에게 하시는 말씀이 "그 용모와 신장을 보지 말라 나의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셨습니다. 형들은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흥겹게 즐기며 놀고 있는 때에도 다윗은 양치는 것을 천직인양 혼자 묵묵히 들판에서 양을 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다윗의 중심을 보시고 합당히 여겨 필요함으로 부르셨습니다. 그는 하나님께로부터 필요한 사람으로 인정을 받았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리 해변에 다니시다가 베드로와 안드레, 그리고 다른 두 형제 야고보와 요한을 부르셨습니다.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였습니다. 이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은 주님이 필요해서 부른 사람입니다. 바울은 비록 핍박자로 처음에 나섰으나 하나님께로부터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는 예수님 믿고 복음을 위하여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기며 생명까지도 내댈 수 있는 사람일 것을 아셨기 때문에 필요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바울은 기독교 선교 초기에 황무지를 옥토로 만들기에 수고한 농부처럼, 온갖 시련과 박해를 견디면서 그리스도를 위하여 복음을 증거 하였습니다. 이러한 바울이기에 주께로부터 필요하여 부르게 되었습니다.

슈바이처 박사는 일찍이 문학, 종교, 음악 등 다방면으로 박사학위를 4가지나 가지고 있을 만큼 좋은 여건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문화를 등지고 아프리카에 가서 가난하고 치료 못 받는 불쌍한 이들을 위하여 평생을 바친 훌륭한 인물입니다. 그래서 많은 일화도 남겼는데, 그 중의 하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는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하여 아프리카를 떠나 파리까지 가서, 거기서 다시 기차를 타고 덴마크로 갈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파리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신문기자들이 취재를 하려고 그가 탄 기차로 몰려들었습니다.

슈바이처는 영국 황실로부터 백작 칭호를 받은 귀족입니다. 그래서 취재경쟁에 열중한 기자들이 한꺼번에 특등실로 우르르 몰려 들어가 슈바이처 박사를 찾아보았으나,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다시 일등칸으로 몰려가서 찾아보았으나 거기에도 없었습니다. 또 다시 이등칸으로 가 봤으나, 거기서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기자들은 그 기차를 않단 것으로 알아서 모두들 허탈한 나머지 그대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그런데 영국 기자 한 사람만이 혹시나 하고 3등 칸을 기웃거리다가 의외로 거기서 슈바이처 박사를 찾아냈습니다. 가난에 찌든 사람들이 딱딱한 나무 의자에 꽉 끼어 앉아 있는 퀴퀴한 악취로 가득한 3등 칸 한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서 슈바이처 박사는 그들을 진찰하고 있었습니다. 놀란 기자가 그에게 특등실로 자리를 옮기기를 권했으나 슈바이처 박사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 선생님께서 어쩌자고 이렇게 냄새나고 불편한 곳에서 고생하며 가십니까?"

슈바이처 박사는 잠시 후 이마의 땀을 닦으며 대답했습니다. "저는 편안한 곳을 찾아다니는 게 아니라, 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다닙니다. 특등실의 사람들은 저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정말 존경스럽지 아니합니까? 그가 젊었을 때, 저 아프리카 오지의 지도를 그의 집무실 벽에 걸어 놓고 즐겨 읽던 그의 친필 명구는 이렇습니다. 인내가 필요할 때는, 조용히 야곱의 인내를 상고하라. 기도가 부족하다고 여겨질 때면, 엘리야를 보라. 마음에 찬양이 없으면, 다윗에게 귀를 기울이라. 믿음이 적다고 생각되면, 바울의 서신을 읽어라. 자신이 나태해진다고 여겨지면, 야고보서를 묵상하라.

오늘도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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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관식 #형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