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국 방문 때 저는 세계로병원 세미나 중에 병원 측의 배려로 종합검사를 받았습니다. 그 검사 중에는 내시경 검사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의사는 나에게 몇 가지 주의를 시켰고 겁내지 않아도 된다는 말까지 곁들여 안심을 시켰습니다. 가장 맘에 드는 말은 수면제를 맞고 나면 잠시 잠이 들것이고 그때 모든 것을 진행할 터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과 함께 난 잠시 잠이 든 것 같습니다. 누군가 흔들어 눈을 떠보니 간호사들이 내 앞에 서서 웃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잠시 후 의사가 오더니 하시는 말이 '목사님 검사를 하지 못했습니다.'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이유는 잠든 사이 내시경을 하기 위해 카메라 호스를 입을 통해 넣으려고 하는데 기도가 막혀서 전혀 들어가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저렇게 노력을 해보았지만 억지로 열수가 없어서 그렇게 그냥 진행하면 기도가 막혀 큰일을 당할 수도 있기에 억지로 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빙그레 웃으면서 "그냥 해야지요."라고 하는 것입니다.
대답하고는 '준비하라'고 사인을 보내니 옆에 있던 간호사들이 제 머리와 어깨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호스를 넣는데 얼마나 기분도 묘하고 아픈지 모릅니다. 그 기분은 정말 말로 할 수 없는 기분이었습니다.
검사를 마치고 동영상을 보여주시며 깨끗하고 좋다는 소견을 들으며 안도를 했지만 나오는 내내 부끄럽기도 하고 깊은 은혜도 경험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난 이미 수면제를 주사 맞을 때 잔뜩 겁에 질려있었던 것입니다. 두려워하는 생각이 몸과 근육을 경직되게 한 것입니다. 그러니 잠이 들어서 몸을 컨트롤 할 수 없는데도 두려움에 몸은 멈춰있었던 것입니다. 두려워하는 생각은 우리의 생활뿐 아니라 신앙에도 치명적인 걸림돌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성경에 우리 주님은 마지막 십자가를 향하여 예루살렘을 향해 가시면서 제자들의 마지막 때에 대한 질문에 그 엄청나고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의 때를 말씀하시면서도 그러나 '너희는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단순히 그런 현상을 무사히 넘길 것이라는 위로의 말씀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때에 세상에 속한 사람들보다 더 많은 고통과 비난과 핍박을 경험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니 그럴 것입니다. 그럼에도 '염려하고 겁내지 말라'고 말씀합니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우리 인생의 다가 아니고 내가 걸어갈 인생의 목표가 아닌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런 현상들은 우리를 더 단단케 할 것이며 더욱 위에 것을 사모하는 자들이 될 것이기에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세상이 두려워할 때 하나님의 사람은 그 기회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이 승리하는 때라는 사실을 기억해 내야 합니다.
다윗의 인생이 그랬습니다. 골리앗과의 전쟁에 온 이스라엘이 떨고 두려워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최고 남자 사울도 두려움에 사로잡혀 떨고 있는 그때에 하나님은 군장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연약한 다윗에게 거룩한 분노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위대한 승리를 향해 용기를 내게 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지금 우리에게는 눈앞에 감당해야 할 전쟁이나 초대 교회 순교자들이 당했을 핍박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신앙을 가로막고 흔드는 새로운 두려움들이 산적한 것을 바라봅니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소외 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 직장에서 자리를 보전하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대한 부적응에 두려움, 가정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의 두려움, 투자한 재물이 이익을 내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 온 힘을 다해 키운 자녀가 어떤 인생이 될 것인가의 두려움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내외적인 두려움들이 산적합니다.
문제는 두려움이 아니라 이 두려움 때문에 진정한 인생의 목적을 간과하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인생의 바른 목적과 방향을 보게 되면 그것을 가로막는 두려움들은 오히려 그것이 '은혜의 증거'가 되는 역사를 경험하게 됩니다.
뭘 겁내십니까? '여호와의 사자가 주를 경외하는 자를 둘러 진 치고 저희를 건지시는 도다.'(시34:7)라고 하신 말씀이 있는데 말입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우리를 향해 부르시는 하나님의 뜻을 바라봅시다. 바라보는 순간 당신을 붙드시는 손길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Kisung
May 26,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