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성결교회 김종민 목사

한국에 들어선 새 정부에 기대가 크다. 새 정부가 좋은 정치를 통해 합리적인 정책을 내어 놓는 것을 바라는 것은 진보와 보수를 넘어 모든 국민들의 소망이다.

하지만 이번 정부는 각료 인선에서부터 큰 잡음이 일었다. 보통은 새 정부와 언론은 '허니문 기간'이라고 해서 한 6개월 정부의 잘못을 질책하기 보다는 일하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하는 기간이 있는데, 이번에는 인선에서부터 논란의 소지가 많아서 취임 초에 동력을 얻기가 상당히 힘들어졌다.

정부 조직 개편도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가 볼 때는 이전의 '행정안전부'와 이번의 '안전행정부'가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지만 명칭 변경에 대한 부처간의 잡음도 적지 않았다. 요즘은 정부 부처의 이름만 보아서는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고 한참 설명을 들어 보아야 알 수 있다.

그 중에 논란의 핵심에 서 있었던 부처는 역시 '미창과부'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불리는 '미래창조과학부'이다. 이 미래창조과학부는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공을 많이 들이고 큰 기대를 하고 있는 부서이다.

그러나 이 부처는 장관 인선에서도 문제를 빚었고 부처 이름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다. 미래와 창조와 과학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에 대한 문제는 정부 부처의 업무 성격에 대한 문제를 넘어서 꽤나 철학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 인문학적인 문제를 차지하고서라도 생각해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과학을 통해서 미래를 준비하자는 예전의 '과학기술부'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미래창조과학부의 핵심과제는 '창조경제'라고 한다. 그렇다면 과학부가 아니라 경제부처인가? 모호해 지기 시작한다. 오죽하면 미래를 위해 '창조과학'을 지원하는 기독교 지원부처라는 농담까지 돌 정도니 말이다.

'창조경제'는 이번 정부의 가장 핵심적인 동력이다. 그러나 이 '창조경제'라는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이 없는 것이 문제다. 당정 협의에서도 이 모호성이 지적되었고 청와대나 담당 부처에서 조차 창조경제가 무엇이냐 하는 데 대해서 명쾌한 해답을 내 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이런 저런 설명을 하고 있지만 무엇 하나 통일된 말이 없다. 왜냐하면 개념이 없기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도 없고 업무를 추진할 수 도 없기 때문이다. 익숙한 말로 하면 '블루오션'을 만들라는 말로 들리는데, 정부에서 말하는 창조경제는 그 것보다 훨씬 더 개념이 큰 것 같다.

이렇게 모호한 '창조경제'의 개념은 결국 '결과 지상주의'로 빠지기 쉽다. 정부는 얼른 보기 좋은 성과를 얻어서 창조경제의 모호성에서 탈피하고자 할 것이다. 그런데 창조경제로 가는 프로세스가 없으니, 원인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기 보다는 이미 얻어진 성과를 통해 창조경제를 설명하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모든 성공한 것, 좋은 것은 어떤 것이든지 '창조경제'가 되는 것이고 실패한 것은 창조경제가 아닌 것이 된다.

이런 문제는 사회의 건전한 방향성을 이끌기 보다는 어떻게든 성공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져오게 만들기 쉽고, 얻어진 결과들도 별개의 것들일 뿐 그것들을 통해서 국가경제 전체를 이끌어 나갈 동력을 만들기도 힘들다. 이런 오류는 지난 정권들이 내걸었던 '신지식인'이나 '혁신경제'와 별다른 바가 없을 것이다.

종교적 관점으로 볼 때 창조라는 말은 신의 영역에 속한 것이다. 인간은 단지 발명과 발견을 통해 건설적인 파괴만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창조라는 말 자체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낸다는 말이 아닌가? 우리에게 없는 것에서 있는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아무런 능력이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주어진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노력을 할 수 있을 뿐이다.

전에 있었던 것을 답습만 하는 안주에서 벗어나 새롭게 미래를 열 수 있는 동력을 찾으려는 노력은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하겠다. 즉 우리의 현실과 그 현실에서 보이는 가능성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여 일한다면 그것이 좋은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며 우리의 미래를 더 밝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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