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가 공식 석상에 연이어 등장한 것과 관련 4대 세습의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라면서도 후계 구도는 단정하기 이르다는 분석을 내놨다.
권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의 관련 질문에 "어떤 한 부분으로 특정하지 않고 북한이 4대 세습을 미리부터 준비를 하고, 김정은과 백두혈통을 중심으로 한 체제 결속을 단단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의 추가 질의에도 "여러 상황을 볼 때 4대 세습 의지는 있어 보인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고 있다. 세습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확실하게 해놓으려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주애 후계자설과 관련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권 장관은 "후계자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김정은의 나이와 가부장적인 북한 체제 등을 고려해 여성에게 세습을 하는 것이 맞는 얘기냐는 의문도 많이 있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북한 군인들이 행군 중에 '백두혈통 결사보위'를 외쳤다. 특정인이라기보다는 김정은과 그 일가에 대한 충성을 요구하는 조치로 여긴다"고 부연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김정은이 김주애를 후계자로 낙점했다고 한 보도에 대해서도 "미국 언론이나 학계 전체를 보면 김주애를 후계자로 보려고 하는 입장도 많이 있지만 아직 조심스럽게 더 봐야 한다라는 입장도 만만치 않게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이 첫째로 아들을 두고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김주애 위에 아들이 있고, 김주애 밑에 자녀가 있는데 성별이 불확실하다는 게 알려진 부분이었는데 그 중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에 나타난 김주애라고 불리는 딸 외에는 확인된 게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도 아들이 없다는 입장을 오래전부터 견지해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정은은 세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첫째는 2010년생으로 알려진 아들, 둘째는 주애, 셋째는 성별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권 장관은 '김정은의 큰아들이 2010년생 김주은이란 언론 보도가 있다'는 하 의원 지적에도 "첫째 아들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해 봐야한다. 기존에 알고 있는 것과 다른 것이 있는지 조금 더 짚어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북한의 후계자 문제에 대해 "어느 한쪽으로 쏠리게 결론을 내기보다는 여러 가능성을 보고 계속 주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권 장관은 남북이산가족협회의 방북 신청 승인과 관련해서는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초청 단체가 '재중유자녀무역집단평통리사회'인데 정부가 파악하고 있지 않은 알려지지 않은 단체이고, 만나기로 한 사람도 이산가족과 상관이 없는 상대를 만나는 것으로 돼 있다"며 "(방북을) 어레인지(계획)한 외국인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산가족협회에 방북 초청장을 보낸 북한 단체가 통일전선부 산하 단체냐'는 질문에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단정하긴 어렵고 어떤 단체인지 관계기관과 협력해서 알아보고 있다"며 "이 부분은 세밀하게 들여봐야 할 거 같다.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북한 식량 사정에 관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의 질의에는 "식량사정이 좋지 않은 것 같다"면서 "전반적으로 여러 가지가 보이는데 그렇다고 아사자가 속출하는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판단했다.
권 장관은 "북한이 세계식량계획(WFP) 측에 지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WFP는 기본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는데 그 부분에서 의견이 안 맞아 진전이 안 되는 것으로 안다"고 알렸다.
이밖에 권 장관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발 대북 송금 수사와 관련해서는 "쌍방울이나 경기도가 대북 접촉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통일부에 신고라든지 승인을 받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수사결과 사실이 확정되는 것을 지켜보며 통일부가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