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올해 두번째 출전한 월드컵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와 올해 월드컵 시리즈와 모스크바 그랑프리에서 종목별로 동메달 4개를 따낸 손연재가 은메달을 목에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선수로서도 최초의 월드컵 은메달이다.
손연재는 28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페사로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대회 개인 종목별 결선 리본 종목에서 17.483점을 획득, 1위 멜리티나 스타니우타(17.850점·벨라루스)의 뒤를 이어 2위에 올랐다.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 음악에 맞춰 검은 백조로 변신한 손연재는 자신의 장기인 9회전 포에테 피봇(한 쪽 다리를 들고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동작)을 완벽하게 선보이는 등 환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손연재는 이에 앞서 27일과 28일 열린 개인 종합 경기에서는 4종목 합계 67.700점을 받아 9위를 기록했다. 후프(16.650점)와 볼(16.217점)은 각각 13위와 17위에 머물렀지만 곤봉(17.600점)과 리본(17.233점)은 모두 5위에 올라 상위 8명이 나가는 결선에 진출했다. 볼 종목에서 음악이 끊겨 다시 연기를 해야 하는 바람에 좋지 못한 점수를 받았고, 곤봉 결선에서는 수구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하면서 17.067점을 받아 5위를 기록했다.
손연재는 올 시즌 바뀐 국제 리듬체조 규정에 맞춰 음악과 작품을 전부 바꾸고 표현력과 예술성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뒀다.
이번 대회에서 시니어 무대 데뷔전을 치른 천송이(16·세종고)는 후프 14.700점(39위), 볼 15.033점(34위), 곤봉 14.817점(42위), 리본 15.017점(33위)을 받아 출전 선수 54명 중 개인 종합 35위(59.567점)를 기록했다. 벨라루스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가 개인 종합 우승(70.516점)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는 러시아의 '에이스' 마르가리타 마문과 알렉산드라 메르쿨로바 대신 차세대 주자 마리아 티토바와 다리야 스밧코브스카야가 출전했다.
손연재는 이번 대회 후 불가리아로 자리를 옮겨 5월 4일 개막하는 소피아 월드컵에 출전, 8월 말 세계선수권대회를 향한 여정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