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남아 지역에서 마약 대규모 밀반입이 적발되는 등 '마약청정국'은 옛말이 됐다.
마약 밀매는 국내 유입 차단이 중요한데 실제 상당량의 마약이 감시망을 쉽게 뚫고 반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약 밀반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마약청'과 같은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마약류 범죄를 집중 단속한 결과 3033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509명을 구속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검거 인원 2626명에서 15.5%(407명)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마약류 사범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마약 유통도 많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최근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필로폰 등 대규모 마약 밀반입을 시도한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최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밀수입 마약 유통·판매책과 투약 피의자 등 총 9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국내 총책 역할을 맡은 3명을 구속했다.
경찰이 이들로부터 압수한 필로폰은 총 2.9㎏인데, 9만7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시가로는 97억원 상당이다. 경찰은 이들이 실제 국내에 들여온 마약이 2.9㎏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같은 대규모 필로폰이 어떤 방식으로 서울 도심에 반입됐는지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마약 근절의 핵심 포인트는 공급망 차단이다. 국내에 마약 수요가 많다고 하더라도 공급망만 차단이 잘 된다면 마약 유통을 막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마약단속국(DEA) 등과 같이 마약 수사를 전담으로 하는 전담 청을 신설해 공급망 차단에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한덕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팀장은 "우리나라 마약 수요는 비대면을 통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그 공급만을 차단할 수 있는 단속이 약화되고 있는 것 같다"며 "마약청과 같은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다만 마약에 대한 통제와 예방 교육 시스템, 치료와 재활 시스템 등이 종합적으로 마련돼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 경로가 차단돼야 국내 수요로 풀리는 마약이 줄어들 수 있다"며 "검경을 포함한 관세청, 국정원의 유기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각 기관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식으로는 마약을 근절하기 어렵다"며 "마약청 등 마약에 대한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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