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집중호우로 보험사들에 접수된 차량 침수 차량이 누적 6800건에 육박했다. 자동차보험 가입자는 차량이 침수된 경우 '자기차량손해특약'(자차보험)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다만 차주가 침수 피해를 예상할 수 있음에도 '의도적' 혹은 '고의적'으로 운행하거나 주차했을 경우는 보상에서 제외된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차량 침수 피해로 삼성·현대·KB·DB손보 등 대형 4사에 접수된 누적 건수는 5825건으로 추정손해액은 727억5000만원이다.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전체 12개사의 추정건수는 6853건이다. 추정손해액은 855억9000만원 규모다.
태풍이나 홍수 등 자연재해로 차량이 침수돼 파손됐더라도 모든 경우 보상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손해특약'(자차보험)에 가입돼 있어야만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보험료가 할증되진 않지만 1년간 보험료 할인도 받지 못한다.
한 보험사의 손해사정사인 조모씨는 "무과실의 경우 보험료는 동결이 된다. 정확히는 자동차보험 등급이 바뀌지 않는다는 뜻이다. 체감상의 보험료는 오를 수는 있다. 보험료가 오를 수는 있지만 1년간 보험등급이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보상이 가능한 주요 유형은 ▲주차장에 주차 중 침수사고를 당한 경우 ▲홍수지역을 지나던 중 물에 휩쓸려 차량이 파손된 경우 등이다. 주차의 경우 공공주차장, 아파트주차장, 건물주차장, 개인주택주차장 여부와 관계 없이 모두 보상 대상이다.
또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본인이 가입한 자차보험 한도 내에서 자동차 수리비를 보전받지 못했다면, 주차장관리자의 과실 발생 여부에 따라 주차장·아파트 영업배상책임보험으로도 보상 가능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실손보상의 원칙에 따라 중복보상은 불가능하다. 만약 주차장관리자가 영업배상책임을 들지 않았을 경우 업주에게 법적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
다만 침수 피해가 예상됐거나 통제가 예고된 곳, 예컨대 한강 둔치 주차장 등은 경우에 따라 보상이 제한될 수 있거나 보상이 돼도 보험료 할증이 있을 수 있다. 자동차 침수 시 보상의 대원칙은 '자동차 침수의 원인이 운전자의 고의거나 과실이 뚜렷한 경우에는 보상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차주가 침수 피해를 미리 인지했는지, 이를 예방할 수 있었는지 등의 여부가 중요하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강 둔치 주차장에 차를 댔다고 해서 전부 할증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예를 들어 폭우가 예보된 상황, 그래서 통제가 예고된 상황에 주차했을 경우 할증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자동차 창문·선루프를 열어 놓았거나 경찰 통제 구역을 어기고 주행한 경우, 주차 금지 구역에 주차한 경우 등도 보상에서 제외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와는 별개로 자차보험은 원칙적으로 차량 피해만 보상한다. 자동차 안에 놓아둔 물품은 보상받을 수 없다.
조모씨는 "여기서 불법주차의 경우, 예를 들어 골목길 주차금지 구역이나 일반갓길에 주차를 했다고 그것에 대해 과실을 따진다는 개념이 아니다"며 "이때 따지는 불법주차는 강변 같은데 침수 가능 지역이나 바닷가 근처 바닷물이 범람할 수 있어 주차를 금하는 지역 등에서 주차구역이 아닌 지점에 주차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운행을 하다가 차가 물에 차 올라서 살기 위해 차를 길가에 두고 탈출한 경우엔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이때에도 차주의 '고의성' 혹은 '의도'가 중요하다.
조모씨는 "차들이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상황에서 물이 막 차오르는 상황이다. 이 경우엔 차를 두고 떠나도 보상받을 수 있다. 하지만 굴다리 같은데서 어떤 차는 우회하고 있는데, 침수 가능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진입했다. 이 경우는 보상 여부를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해로 차량이 완전히 파손돼 다른 차량을 구입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손해보험협회장이 발행하는 자동차 전부손해 증명서를 보험사에서 발급받아 첨부하면 취득세와 등록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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