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모는 이 성명에서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경찰국 신설과 관련하여 경찰청의 자중 지시에도 불구하고 일부 총경급 인사들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강행한 데 이어, 주동자들에 대한 인사조치에 조직적으로 항명하는 움직임에 대하여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찰은 정보와 수사는 물론 평상시 국가가 동원하는 유일한 합법적 무장조직으로서 여느 국가기관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더구나 최근 검경수사권 조정과 검수완박을 통해 국민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수사권에 있어서도 독자성을 갖게 된 경찰로서는 독립이 아니라 자진해서 스스로 통제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경찰국 설치의 당위성 여부를 떠나 지금 일선 경찰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견제의 수단이 사실상 없어진 상태에서 정보와 수사, 물리력을 가진 거대 조직이 커질 대로 커진 힘을 과시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했다.
또 “레닌이 러시아 혁명을 선동하면서 ‘국가는 몽둥이’이라고 했을 때, 그 몽둥이는 차르 치하의 경찰을 뜻했다. 그랬던 러시아도, 중국도 혁명 후에는 이 몽둥이를 일당독재 권력의 유지 수단으로 활용했다. 레닌의 뒤를 이은 스탈린, 그리고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도구 역시 경찰이었다”며 “선거라는 정권 견제 제도가 자리 잡은 대한민국 체제하에서는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하는 행정안전부 내의 경찰국이 경찰을 도구화할 우려보다는 거대 공권력이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고 국민 위에 절대 공안기관으로 군림할 위험이 더 크다고 보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전국경찰서장 회의를 강행한 주동자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현 경찰청 수뇌부의 면면을 봐도 현실적으로 이미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 경찰의 상층부는 경찰대학이라는 특수한 학교 출신으로 이루어져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번 ‘총경들 시위’는 ‘검수완박’의 위헌적 법률에 고무된 정치경찰의 반국가 행위에 가깝다. 그 배경에는 특정 학교를 통한 선·후배, 동문이라는 인간적 정서와 특권 의식도 한몫했다고 보아야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민중의 지팡이로서의 사명감 보다는 기득권 정치 카르텔의 일원으로서 개인의 정치적 야심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자들의 매개체로서 경찰대학이 존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경찰 간부 입직 경로의 다양성과 균형, 내부에서의 상호 견제를 위해서도 경찰대는 폐교가 답”이라며 “설령 존치할 경우에도 경위로 임관하는 제도는 폐지하고, 경찰 간부에 대한 문호는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 무소불위의 공안기관화 되어가는 경찰 권력에 대한 통제의 방안, 경찰대학 출신을 중심으로 한 정치 카르텔과 특권층 폐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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