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순방을 마치자마자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면서 한반도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특히 전날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가 우리측 방공식별구역 카디즈(KADIZ)를 무단으로 진입한 데 이어 북한의 도발이 이뤄져 북중러 공조가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25일 오전 동해상으로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6시, 6기37분, 6시42분께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가 동안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예상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기간 동안 일체의 도발을 하지 않았던 북한은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을 출국하자마자 도발을 벌였다.
한미 정상회담과 미일 정상회담의 대북 메시지의 수위를 본 뒤 이에 대한 반발 성격으로 무력 도발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8년 이후 열리지 않았던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기로 했고, 한미연합훈려의 범위와 규모도 확대하기로 했다.
한미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안정에 반하는 행위에 직면해 필요 시 미군의 전략자산을 시의적절하고 조율된 방식으로 전개하는 데 대한 미국의 공약도 재확인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북한과의 대화를 중시하며 유화 제스쳐를 취했던 문재인 정부와 확연히 달라진 대북 기조를 보여준 셈이다.
북한의 도발이 이뤄진 전날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가 카디즈에 무단 진입했다는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마지막 날 카디즈에 무단 진입해 '한미일' 공조에 대한 위력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여기에 북한이 도발까지 감행하면서 한미일 삼각동맹 공조가 강화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북중러의 협력으로 '한미일 대 북중러'의 긴장 상태가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한반도 문제를 둘러싸고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가 심화될 전망"이라며 "한미 동맹 강화,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 한반도 긴장의 고조에 한미일 대 북중러의 신냉전 구도가 추가됨으로써 우려는 배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4일 '5·21 한미 정상회담과 남북 관계'라는 글에서 "정부가 부인하는 것과 달리 대중국 견제 의도를 보다 명확히 드러냄으로써 미중 간 대립 기조가 강화된 것도 북한 측 운신의 폭을 제한하고 있다"며 "이번 한미 정상 회담은 진영 대결을 더욱 부추기면서 북한으로 하여금 중국에 더욱 밀착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하고 있다"며 "기폭장치 작동 시험이 탐지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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