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 마지막 특별사면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하고 있다. 특별 사면을 단행할 경우 오는 3일 마지막 정기 국무회의에서 관련 안건을 상정·의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처님오신날(5월8일)은 임기 종료 하루 전으로 시간적 압박이 있는 데다, 사면만을 위한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하는 것에 따른 부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계·종교계 등 각계각층에서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에 대한 사면 건의가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이르면 이주 말 사면 여부와 그 대상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8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사면권 행사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면 대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전 교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고려 중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만약 문 대통령이 사면을 결정한다면 가급적 부처님오신날을 전후로 하는 임시 국무회의가 아닌, 5월3일 마지막 정기 국무회의 안건으로 특별사면·특별복권 등을 심의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연말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이 포함된 특사를 위해 12월24일 원포인트 임시국무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여권 관계자는 "연말 특사와 달리 지금은 임기 종료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고 이 때문에 사면을 둘러싼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가급적 정해진 일정 안에서 사면 등 안건을 처리하는 게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여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당초 청와대는 윤석열 당선인 측의 특별사면 단행 요청시 이를 계기로 사면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난 3월28일 회동에서도 사면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후에도 윤 당선인 측에서 사면과 관련해 특별한 요청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중 정부 고위 인사나 여권 관계자들이 '국민 통합' 차원에서 마지막 사면 결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청와대에 전했고, 불교계와 천주교계 등에서는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 정 전 교수의 사면을,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 등 경제인 사면 요청해오면서 문 대통령이 직접 사면을 고심하게 됐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그 분들에 대한 사면의 요청이 각계에서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분들의 대한 사면이 사법 정의를 보완할 수 있을지 또는 사법 정의에 부딪힐지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국민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지지 또는 공감대가 여전히 우리가 따라야 할 판단 기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사실상 사면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해석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만약 문 대통령이 사면권 행사를 결정한다면 '국민 통합'이란 명분에 맞게 이 전 대통령과 김 전 지사, 이 부회장 등이 모두 사면 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여전히 논란이 뜨겁고,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지 얼마 되지 않은 정경심 전 교수 등 일부 인물에 대해서는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면 여부와 대상자에 대해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뉴시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