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사퇴 후 정치권으로 직행해 대권을 거머쥔 윤석열 당선인이 검찰 요직에 측근을 전진 배치할지 연일 주목받고 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간부 인사는 새 정부가 5월 출범한 후 검찰총장 등의 인선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8~9월께 단행될 전망이다.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검찰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기점으로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당선인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갈등이 고조됐을 때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돼 좌천된 검사들의 복귀 여부다.
이 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한동훈(49·사법연수원 27기) 사법연수원 부원장이다. 윤 당선인과 한 검사장은 주요 사건에 함께 참여하는 등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왔다.
한 검사장은 윤 당선인과 함께 국정농단 특검에 참여했다. 이후 윤 당선인이 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할 때는 중앙지검 3차장으로,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됐을 때는 전국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승진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에 관여하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좌천 행보'를 거듭했다. 반부패·강력부장을 6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2020년 1월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거쳐 지난해 6월부터는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한 언론 인터뷰에서 "거의 (정권 수사를) 독립운동처럼 해온 사람이다. 그가 서울중앙지검장이 안 된다는 얘기는 독립운동가가 중요 직책을 가면 일본이 싫어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논리랑 똑같은 것"이라며 한 검사장을 다시 중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한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당장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반발 목소리가 나온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부원장과 윤 당선인은 특별관계"라고 강조하며 "중앙지검은 윤 당선인 관련 사건들도 많이 수사하고 있다. 수사의 정당성이나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게 되고, 검찰의 중립·독립성을 훼손하고 정치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시선을 고려해 한 검사장을 일단 중앙지검 외에 사회적 주목도가 높은 사건이 많은 수원지검장 등에 임명,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등을 맡기는 시나리오도 그려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당선인 측근 중에는 윤대진(58·25기) 법무연수원 기획부장도 있다. 윤 검사장은 문재인 정부 초기 법무부 검찰국장, 수원지검장 등을 역임했으나 그 역시 한 검사장과 마찬가지로 2020년 1월 인사에서 밀려났다.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낸 뒤 현재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다만 그의 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 신분이라는 점 등이 고려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좌천된 윤 당선인 측근들의 복권 여부에 대해 인사 정상화 차원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또 다른 좌천성 인사로 인사태풍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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