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용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한국화이자제약 제공
소아용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한국화이자제약 제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이 14일 소아인 5~11세 대상 백신 예방접종 세부 시행계획을 내놓는다.

백신을 맞지 못한 11세 이하 연령대의 감염 규모가 늘어나는 가운데 면역저하자, 소아 당뇨 등 고위험군 소아를 우선해 접종 권고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은경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 우선 접종 필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5~11세용 백신 공급 일정을 확정하고, 세부 접종계획을 이날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정 청장은 "5~11세에 대해서도 (백신 접종에 따른) 감염 예방이나 중증 예방효과가 확인되고 있다"며 "면역저하자를 비롯해 고위험군의 경우 우선 접종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의 지난 6~12일 주간 주요 방역지표 동향 분석에 따르면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 전체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인 치명률은 0.6%다.

국내 코로나19 전체 치명률인 0.16%보다 높고, 계절독감의 0.05~0.1% 보다 6배 이상 높아진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며 전체 치명률은 계절독감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백신 미접종자는 위험성이 크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또 18세 이하 확진자 비중은 2월 1주차 26.2%에서 3월 1주차 24.9%로 소폭 줄었지만, 백신을 맞지 않은 11세 이하는 같은 기간 14.4%에서 16.2%로 늘었다.

연령별 일평균 발생률을 봐도 소아 연령대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3월 1주차 전체 인구 10만명 당 일평균 발생률은 382명인데, 백신을 맞지 못한 0~6세는 619명, 7~12세는 707.8명으로 크게 높아진다.

◆"예방효과 90.7%…이상반응, 경증에서 중간 정도"

5~11세 연령층이 맞을 백신은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미나티주0.1㎎/㎖'이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이며, 지난달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품목 허가한 제품이다.

이 백신은 5~11세 어린이에게 3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며, 중증의 면역 저하 어린이의 경우 2차 접종 후 4주 후에 3차 접종할 수 있다. 백신의 용량은 성인 대상 백신의 3분의 1이며, 1인당 0.2㎖가 투여된다.

1 바이알(1개 유리병, 1.3㎖)당 염화나트륨 주사액(1.3㎖)으로 희석한 주사액을 10명에게 사용할 수 있다.

식약처는 한국화이자제약이 제출한 임상시험 결과와 품질 자료 등을 검토한 결과, 해당 백신을 접종하는 데 따른 예방 효과는 90.7%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1968명(시험군 1305명, 대조군 663명)을 대상으로 2차 접종 완료 7일 후 예방효과를 분석한 결과다.

5∼11세 3109명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도 16~25세 1064명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 후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이상사례로 국소반응은 주사부위 통증(84.3%), 발적(26.4%), 종창(20.4%) 순이었으며, 전신반응은 피로(51.7%), 두통(38.2%), 근육통(17.5%), 오한(12.4%), 설사(9.6%), 관절통(7.6%), 구토(4.0%) 순이었다.

증상은 대부분 경증에서 중간 정도 수준이었다.

이상 반응은 1차 접종보다 2차 접종에서 더 많이 나타났지만, 발생 후 3일 내 사라진 것으로 보고됐다.

사망이나 심근염 및 심장막염, 아나필락시스(전신 두드러기, 숨이 차고 쌕쌕거림, 입술·혀·목젖부종, 실신 등) 등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약물과 관련된 입원이나 사망 등 중대한 약물이상반응도 발생하지 않았다.

해당 백신은 이미 미국, 유럽연합, 영국, 스위스, 호주, 캐나다 등 최소 62개국에서 허가 또는 긴급사용승인 등을 받아 5~11세 어린이의 코로나 예방 목적으로 접종에 사용되고 있다고 전해졌다.

◆청소년 방역패스 후폭풍…참여 높일 수 있을까

이상반응을 걱정하는 학부모들을 설득해 자녀의 백신 접종을 이끌어낼 방법이 있을지도 관건으로 꼽힌다.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조치가 해제되면서 유인책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돌파감염과 이상반응 사례를 보면서 접종 거부감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접종 전에 5~11세 연령층 확진자가 대폭 늘어난 상태라 접종을 하려 해도 못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을 맞으면 중증, 사망 예방 효과가 90% 이상 나오기 때문에 여전히 중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난해 12월 초 청소년 방역패스를 들고 나오면서 학부모들의 반발을 키운 것은 소통의 실패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 때문에 전체 5~11세를 대상으로 하기보다 면역 억제제 복용자 등 고위험군에 한정해서 접종을 권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방역 당국 또한 5~11세 연령대 아동들의 접종 호응도가 높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고심해 왔다. 그간 소아·청소년과, 예방의학과, 감염내과 전문의 등을 통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고 부모들의 수용성에 대해 연구 용역을 진행한 결과를 접종 계획에 반영할 전망이다.

한 예로 올해 접종을 시작한 만 12세(2010년생)는 대상자 12만1196명 가운데 9595명(7.9%)이 1차 접종, 4737명(3.9%)이 2차 접종에 참여했다. 만 12세 전체 인구(47만3307명) 대비 1차 2.0%, 2차 1.0%다.

권근용 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지난달 24일 "12세의 접종률이 10%를 넘지 못하는데 5~11세도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드시 접종률을 끌어올려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결정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어떤 대상자에게 권고를 할지 결정한 뒤에 접종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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