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역사 속에는 총 3번에 걸쳐서 성전 건축이 있었다. 그 첫번째 성전은 솔로몬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십수년간의 준비와 7년간에 걸친 대 공사였다.
그러나 솔로몬이 건축한 이 성전은 주전 586년 바벨론의 느브갓네살 왕의 침공에 의하여 완전히 훼파되고 만다. 두번째 성전은 포로 귀한시 저들의 인솔자였던 스룹바벨에 의하여이루어졌다. 식민지 상태에서 돌아와 열악한 가운데 세워진 이 성전은 솔로몬 성전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이런 성전 마저도 시리아 군대의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에 의해 약탈되고, 더럽혀지는 수모를 당하게 된다. 그리고 로마의 폼페이우스 장군에 의해서 지성소까지 완전히 유린되어 볼품 없는 건물로 전락하고 만다.
세번째 성전은 헤롯에 의해 이루어진다. 헤롯은 이방인으로서 정통 유대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80년간 솔로몬의 성전을 복원한 것으로 헤롯은 생전에 자신의 성전이 완성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죽는다. 이 헤롯의 성전은 완공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로마의 디도 장군에 의해 AD 70년에 완전히 파괴된다. 이때 디도 장군은 성전의 서쪽 벽 일부를 남겨 두었다. 그 이유는 로마 제국에 저항하는 어떤 세력도 이와 같이 비참하게 무너지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물로 삼기 위함이었다.
후대에 사람들은 이 서쪽 벽을 통곡의 벽이라 부른다. 그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질 때, 유대인들이 이 성벽을 보면서 통곡하였다 해서 붙여지기도 했고, 무너져 버린 돌과 돌 사이에 아침 마다 이슬이 맺혀 있는 것이 눈물을 흘리는것 같다 해서 붙여지기도 했다. 1967년 6일 전쟁 때, 이스라엘은 2천년간 잃어버렸던 이 벽을 되찾았다. 그 이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생명을 걸고 이 벽을 지켜오고 있다.
지금도 슬플 때 이벽을 찾아가서 울고, 기쁠 때면 이 벽 앞에서 춤을 추며, 어려울 때는 이 벽을 향해 서서 기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저들은 왜 하나님께서 이 성전이 세번에 걸쳐서 무너지는 것을 허락하셨는지 모르는 것 같다. 저들은 성전을 통해 하나님이 보여주시고자 하는 진정한 구원과 화해의 역사를 보지 못하고 말았다. 성전건물 자체가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해거리가 된 것이다. 성전 제사를 통해 하나님이 보여주시고자 하신 것은 하나님과 인간을 진정으로 화해시키신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이셨다. 수천년간 저들의 삶의 가장 중요한 구심점이요, 능력으로 여기게 하였던 성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키기 위한 하나님의 도구였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제 우리는 성전이라는 그 건물에 매여 사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역사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매여 살아야 한다. 통곡의 벽에 아무리 모여서 눈물을 흘리고, 춤을 추고 기도해야 소용이 없다. 진정한 성전이신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춤을 추며 기도해야 우리의 문제가 해결되고, 진정한 생명의 역사를 이루게 된다. 사순절에 우리가 주 예수 그리스도의 공동체로 함께 모여 눈물을 흘리고 춤을 추며 기도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의 모임이 교회이며, 이 교회의 머리가 그리스도이시기에 성도들이 함께 모여 공동체를 이루며 눈물과 찬송과 기도의 역사를 이룰 때, 진정한 성전중심의 생활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