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에이스는 강했다. 최민정(성남시청)이 여자 10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민정은 11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1분28초46으로 수잔 슐팅(네덜란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슐팅(1분28초391)과 최민정의 격차는 0.052에 불과했다.
2018년 평창대회에서 1500m와 3000m 계주 2연패를 달성한 최민정은 두 대회 연속 메달 사냥에 성공했다.
준결승에서 2조 3위에 머물렀지만 1조 3위 이유빈(연세대)보다 좋은 기록을 내 극적으로 최종 라운드에 안착하더니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최민정의 올림픽 메달은 총 3개(금 2개-은 1개)로 늘었다. 4년 전 이 종목 결승에서 심석희와 충돌해 4위에 머물렀던 아쉬움도 함께 날렸다.
한국이 여자 1000m 입상자를 배출한 것은 2014년 소치대회 박승희(금)와 심석희(동) 이후 8년 만이다.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를 시작으로 2014년 소치대회까지 6연속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한국은 평창에서 끊긴 맥을 베이징에서 이어가게 됐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세 번째 메달이다. 앞서 남자 쇼트트랙 황대헌(강원도청)이 금메달을,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500m 김민석(성남시청)이 동메달을 수확했다.
결승전 답게 쟁쟁한 선수들로 라인업이 채워졌다.
준준결승에서 1분26초514로 심석희의 세계 기록을 10년 만에 갈아치운 슐팅을 포함해 올림픽에서만 메달 10개를 거머쥔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 올 시즌 월드컵 랭킹 2위 크리스텐 산토스(미국), 상승 곡선을 그리는 한느 드스멧(벨기에)이 같은 목표를 위해 출발선에 섰다.
출발 총성과 울림과 동시에 슐팅과 폰타나가 레이스를 쌍끌이 했다. 두 선수는 나란히 1~2위로 달리며 초반 흐름을 주도했다. 최민정은 4위와 5위를 오가며 빈틈이 생기길 기다렸다.
두 바퀴를 남기고 스퍼트를 시작한 최민정은 마지막 바퀴에서 폰타나가 넘어지면서 2위로 올라섰다. 결승선을 앞두고는 '날 들이밀기'로 역전을 꿈꿨지만 2위에 만족했다.
그동안 여러 사건들로 심한 마음고생을 겪었던 최민정은 레이스를 마친 뒤 눈물을 펑펑 쏟았다. 마음을 추스르고 돌아온 최민정은 베뉴 세리머니(경기장에서 순위 발표 후 시상품을 주는 것)에서는 밝은 표정으로 다른 수상자들과 기쁨을 나눴다.
세계 최강자로 불리는 슐팅은 2연패에 성공했다. 슐팅은 한국 쇼트트랙의 전설 전이경(1994년·1998년)에 이어 여자 1000m 연속 우승을 차지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슐팅은 초반부터 1위로 치고 나가더니 한 번도 자신의 자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폰타나가 산토스와 함께 충돌해 실격 되면서 드스멧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준결승 1조 3위로 결승행에 실패한 이유빈(연세대)은 파이널B에서 1분29초739로 2위를 기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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