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27일 실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은 공중 핵폭발 연습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KN-23은 사거리가 한국에 한정되는 무기라는 점에서 북한이 한국에 대한 핵공격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지난 6일 미국의 소리 방송 인터뷰에서 지난달 27일 북한 KN-23 발사에 대해 "공개된 사진을 볼 때 미사일이 목표물에 도달하기 직전 공중에서 폭발한 듯하다"며 "적의 병력 등 지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대기권에 재진입한 탄두를 원하는 시점에 정확히 폭발 시키는 기술을 습득했다면 핵탄두로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며 "북한이 선택한 고도에서 탄두를 폭발 시킬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한계점을 넘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방식의 공격은 탄두 폭발 시점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 핵심"이라며 "핵탄두를 약 0.5㎞ 상공에서 터뜨려야 충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언 윌리엄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부국장도 이 방송에 "핵무기를 특정 목표물에 내리꽂는 지상 폭발 방식도 있지만 목표물 상공에서 터뜨려 더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입히는 공중 폭발도 가능하다"며 "도시를 타격해 파괴력을 극대화하려면 핵무기를 수백 미터 상공에서 공중 폭발 시키는 방식을 택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최근 시험 발사된 북한 미사일 대부분이 공중 핵 폭발에 활용될 수 있다며 "기폭 장치를 고도계와 연결시켜 특정 고도에서 폭발 신호를 전달하면 되는 것으로 그렇게 복잡한 기술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북한 국방과학원은 지난달 27일 KN-23을 시험 발사했다. 당시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미사일 탄착 직전 일직선 형태의 얇은 화염이, 그리고 목표지점에서는 구형의 화염이 포착됐다. 이 장면이 공중 폭발을 시험하는 장면이라는 게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 전문가들도 공중 핵폭발을 위한 시험이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사진이 다른 방향에서 촬영된 것을 보면 북한이 무인기, 또는 풍선 플랫폼 등에 카메라를 장착해 촬영한 듯하다. 기폭의 경우 고도계와 연동해 정해진 고도에 도달하면 폭발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간단해 보인다"며 "이는 남한 핵공격을 의미하는 것으로 굉장히 위협적인 실험"이라고 짚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핵 폭발과 관련된 기능을 점검했을 것이고 당연히 공중폭발 점검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지속적으로 전술핵 개발을 표명 및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현대전에서 핵무기의 지상 타격은 주로 견고화된 핵미사일 사일로나 지하에 위치한 핵심지휘시설 타격 시 이뤄진다. 대부분의 경우는 폭발 시 발생하는 열폭풍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략 고도 1~5㎞에서 기폭시키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2017년에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고탄도각으로 발사 공중폭발을 일으켜 핵 EMP 공격 의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뉴시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