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한국은 물론 이민사회에도 노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어느 때보다 실버세대를 향한 교회의 막중한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탄력을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실버세대만을 위한 교육의 장을 마련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교회가 있어 화제다. LA 한인타운과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실버드림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나성순복음교회(담임 진유철 목사)가 바로 그 곳.
'젊은 자의 영화는 그의 힘이요 늙은 자의 아름다움은 백발이니라(잠20:29)'는 성경 구절에 근거해 이 교회는 실버사역의 일환으로 지난해 이맘때 실버드림대학을 창설했다. 교회 산하 실버드림대학을 맡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담당 교역자 서미수 전도사는 대학 창설 취지에 대해 설명하면서 "성경에 보면 '네 부모를 공경하라 이는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는 구절을 비롯해 하나님께서 효에 대한 가르침을 강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면서 "이에 우리 교회는 담임목사님부터 시작해 전 교역자, 성도들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인 '효'를 실천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르신들을 모신 버스가 교회 입구에 들어서면 교역자들이 인사로 맞이하는데, 그럼 어르신들이 너무 좋아하신다"면서 "자녀 교육의 차원에서도 교회 안에서 효를 가르치고 행할 때 '산 교육'이 된다"고도 덧붙였다.
실버드림대학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를 하자면, 이렇다. 지역 커뮤니티를 위한 봉사 차원에서 대외적으로 오픈해 운영하고 있기에 꼭 이 교회 교인이 아니더라도 60세 이상의 '실버'라면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 실제로 전체 학생 수 90명 가운데 30퍼센트는 타교회 교인이다. 또 그 중엔 교회에 다니지 않는, 넌크리스천 학생도 더러 있으니 그야말로 '열린 학교'다. 서 전도사에 따르면, 넌크리스천인 경우 매주 목요일 오전 9시 수업에 앞서 경건예배에 참석함으로 자연스레 말씀을 접하게 되고 그러면서 조금씩 믿음이 성장하게 된다고.
커리큘럼은 총 3년 과정으로 짜여져 있으며, 1년에 봄, 가을 학기로 나눠 운영된다. 전 과정을 이수한 학생에게는 졸업장도 수여한다. 올해도 지난 3월 7일부터 16주에 걸친 봄학기 일정이 시작됐다. 수준별 생활영어를 비롯 컴퓨터 기초반, 중급반, 바둑, 서예, 수묵화, 노래교실, 건강체조 등 9개 과목이 개설돼 있다.
매주 목요일 오전 9시 경건예배에 이어 개인별 수강내역에 따라 지정된 교실에서 1,2교시 수업을 소화한 다음 12시 점심식사를 끝으로 그날 일정을 모두 마친다.
과목별 강사는 물론 식사 준비 등을 비롯한 봉사 전반에 걸쳐 이 교회 교인 30여명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등록비는 매 학기 30불. 매년 교회 차원에서 운영에 필요한 예산 3만여불을 지원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굉장히 저렴한 편이다. 올해로 2년째 실버드림대학 부장으로 섬기고 있는 지길준 집사는 "당초 지역사회를 섬기기 위한 목적으로 창설한 대학인만큼 이렇게 저렴한 학비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미수 전도사는 "학생수를 현재 90명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실버' 한 분 한 분에게 수준 높은 '교육'과 '섬김'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수업을 마친 뒤 식사시간이 되면 육체적으로 연약한 '실버'들을 배려해 봉사팀이 손수 국 그릇, 밥 그릇 하나 하나 일일이 정성스레 서빙한다.
끝으로 그는 "차세대 라고 하면 보통 '어린이' 세대만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들 실버 분들이야 말로 진정한 차세대"라면서 "나이 들면서 육적 건강뿐 아니라 영적 건강도 중요하다. 교회가 사회 전반적인 장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실버세대를 품는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