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심의 전날인 지난 2020년 12월1일 오후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감찰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의견진술을 마친 박은정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점심식사를 위해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심의 전날인 지난 2020년 12월1일 오후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감찰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의견진술을 마친 박은정 당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점심식사를 위해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박은정(50·사법연수원 29기)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관련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같은 청 차장검사가 해당 사건의 수사를 두고 박 지청장과 갈등을 빚은 끝에 돌연 사표를 냈다는 얘기가 나온다.

성남지청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총장은 수원지검에 경위 파악을 지시했다. 상급 검찰청 차원의 조사 및 감찰을 통해 진상이 수면 위로 드러날지 주목된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김오수 검찰총장은 이날 신성식 수원지검장에게 박 지청장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경위를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박하영(48·31기) 성남지청 차장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더 근무를 할 수 있는 다른 방도를 찾으려 노력해봤지만 대응도 해봤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며 사의를 밝혔다.

박 차장검사는 "죄송스러운 마음을 전한다. 함께 근무했던 동료 및 후배 검사님들, 수사관님들, 실무관님들과 가까이서 또는 멀리서 희노애락을 공유하고 자그만한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었지만 제대로 실천하지도 못한 채 떠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차장검사는 민중가요로 알려진 '사노라면'을 직접 불러 녹음한 파일을 첨부하기도 했다. 해당 노래는 '사노라면 언젠가는 밝은 날도 오겠지.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더냐' 등의 가사로 이뤄져 있다. 다만, 박 지청장의 수사 무마 관련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부에선 박 차장검사가 이 후보의 '성남FC 후원금 수수 의혹'에 관한 수사를 두고 박 지청장과 마찰을 빚어 사표를 낸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는 지난해 9월 이 후보가 2015년 성남FC 구단주(성남시장)로 있을 때 각종 인허가 등 편의를 봐주겠다는 대가로 여러 기업으로부터 광고비 명목의 160억원을 받은 혐의를 조사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이 후보가 뇌물을 받았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불송치 결정했는데, 이후 고발인 측에서 이의제기를 해 성남지청이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었다.

이에 성남지청에서 이 후보의 혐의 성립 여부에 관한 수사를 이어가려 했지만 박 지청장의 관여가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성남지청은 전날 출입기자단에 입장문을 배포해 "성남지청은 수사과 수사기록과 경찰 수사기록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검토 중"이라며 "또한 수사종결을 지시했다거나 보완수사 요구를 막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검찰 내부에선 박 차장검사의 평소 성품을 고려했을 때 갑자기 이유 없이 사표를 낼 리가 없다고 보는 분위기다.

박 지청장은 지난 2020년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근무할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징계 국면에 깊이 관여한 바 있다. 지난해 인사에선 요직으로 꼽히는 성남지청장으로 이동했다. 최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 승진 인사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박 지청장이 검사장으로 승진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김 총장이 경위 파악을 지시한 만큼 논란의 실체는 수원지검 차원의 진상조사 등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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