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전파력은 강하지만 치명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기존 바이러스처럼 폐 쪽 감염이 아닌 상부 호흡기 세포에서 번식하는 성향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최근 임상 데이터와 실험실 연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휴스턴 감리교 병원의 병리학과장이자 오미크론 연구의 책임자 제임스 머서 박사는 "오미크론은 매우 빠르게 퍼지지만 기존 알파나 델타 변이만큼 많은 치명성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미크론은 기존 코로나19 감염이 치명적 호흡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폐보다는 상부 호흡기 세포에서 번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상부 호흡기는 코, 인두, 후두, 구강 등을 의미하고 하기도는 폐를 비롯한 기관지 등을 지칭한다.
케임브리지 대학과 홍콩 대학에서 실시된 실험에서도 이러한 결과가 도출됐다.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에 참여한 바이러스학자 라빈드라 굽타는 "하기도는 심각한 질병의 통로이자 원인"이라며 "(오미크론이 상기도 감염 중심이라는 것은) 바이러스가 우리를 덜 심각한 증상으로 이끌고 가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했다.
쥐와 햄스터를 통한 연구 결과에서도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폐를 공격하는 동안 오미크론은 코에 감염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 의과대학의 바이러스 면역학자 마이클 다이아몬드 박사는오미크론이 상부 기도에 영향을 미치지만 폐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실험된 여러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중 특이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이 상부 기도에서 하부 기도로 이동하는데 선천적인 어려움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것이 인간에게 일어나는 것과 같은 이유인지 아닌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도 했다.
지난 11월 오미크론이 처음 확인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임상결과도 비슷하다.
요하네스버그 국립 전염성 질병 연구소의 공중보건 전문가 와실라 자삿은 "(오미크론 변이에서는) 이전 변이에서 나타났던 폐렴과 폐 합병증 환자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확산이 빠른 것은 기존 변이 바이러스보다 더 많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텍사스 의과대학 바이러스 학자인 비넷 미나셔리는 "오미크론에는 H665Y와 P681H라는 두 가지 돌연변이가 있는데, 이 돌연변이는 바이러스의 세포 진입 능력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세포를 더 잘 감염시킨다면 전염이 더 잘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이러한 발견에도 불구하고 아직 100개 이상 국가에서 확산된 오미크론에 대한 많은 질문에 아직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과 백신접종이나 이전 감염으로부터 어느 정도 면역이 있는 사람의 경우 오미크론 감염의 진행이 어떻게 다른지 명확하지 않다. 다만 초기 연구 결과로는 면역력이 있는 사람의 경우 감염이 경미한 것으로 알려진 정도다.
이런 것처럼 과학자들은 아직 오미크론이 다른 변이들보다 덜 치명적이라고 결론짓기는 너무 이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나셔리 박사는 "오미크론 변이가 왜 덜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는지 설명하는데 문제가 있다. 백신 접종이나 이전 감염으로 인한 면역력이 높아서인지 그것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WSJ이 존스홉킨스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일 미국에서는 하루 평균 60만254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를 토대로 공중보건 관계자들은 순전히 많은 수의 오미크론 환자만으로 미국 병원 시설이 부족 현상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대학의 신종 감염병센터 나히드 바델리아 소장은 "확진자가 급증하는 동안 입원자 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6주에서 8주 동안 우리 모두가 가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미크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