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5일 선대위를 전격 해체하고 '홀로서기'에 나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향해 "별의 순간이 그렇게 쉽게 가는 게 아니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위원장은 현 시점에 대선후보 교체 불가론도 피력했지만 선대위 재합류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개인사무실을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윤 후보가 별의 순간을 놓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 별의 순간이라는 게 지켜지려면 그렇게 쉽게 가는 게 아니다"고 웃으면서 답했다.
그는 "내가 별의 순간이 지키려면 무엇무엇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도 얘기를 했는데 우리 캠프에서 대통령 후보가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자기 이해관계에 따라 사람이 많이 모이게 돼 있잖나"라며 "그 사람들을 어떻게 선택해서 쓰느냐 하는 그런 안목이 있어야지 성공을 할 수 있는 건데, 그런 게 없었으니까 이런 상황이 초래된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해체 기자회견 30분 전 윤 후보와 나눈 통화내용에 대해선 "후보는 인사치레로 전화한 거지 특별한 얘기가 있겠냐. 소위 앞으로 조언을 좀 잘 해달라고 그런 얘기였다"며 "한 30초 (통화)했나? 계속해서 모시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그러고 앞으로 조언을 많이 해달라고 하는거. 그 얘기 외 더 이상 할 얘기가 있겠나. 알았다고 하고 끊었다"고 전했다.
'앞으로 조언을 하실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엔 "그건 두고봐야 안다"면서 "조언해줄 것도, 상황이 저렇게 돼가지고 특별하게 지금 앞으로 선대위를 만들어가지고서 새로운 체제로 간다그러니까 거기에 대해서 여러가지 안을 내서 선거운동을 할텐데 거기다가 뭐 제3자가 뭐라고 해줄 얘기가 없다"고 답했다.
재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그런 일은 절대 안 일어난다"며 "박근혜 때도 내가 로비를 받았다니까 흥분을 해서 그 일 때문에 결별하려다 마지막에 사정이 딱해서 끝까지 도와줬는데"라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매머드급 선대위를 대폭 축소하기로 한 윤 후보의 방침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매머드 선대위는 내가 처음부터 얘기한 것 아닌가"라며 "선대위를 단출하게,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그렇게 만들자고 그랬는데, 이렇게 큰 선대위로 항공모함을 만들었기 때문에 기동력이 없어서 내가 기동헬기를 띄워서라도 어떻게 해봐야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해보는데 잘 안 됐다. 그러니까 내가 선대위를 근본적으로 개편을 하자고 얘기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와서 선대위가 너무나 컸기 때문에 효율이 없으니까 (개편)하겠다는 건 처음에 기본적으로 대통령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물론 윤석열 후보가 정치를 처음 해본 사람이고 선거를 처음 해본사람이니까 감이 잘 안 잡혀서 무조건 사람이 많이 모이면 좋은 줄 알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그게 잘 안 움직여지니까 지금 이런 현상이 초래가 된 것"이라며 윤 후보의 미숙한 정치력을 탓했다.
윤 후보의 선대위 개편안이 구체성이 떨어지고 모호하다는 평가에 대해선 "바뀌겠다고 했으니까 어떤 걸로 바뀌는가는 앞으로 관찰을 해봐야지 바뀔지 아닐지 할 거 아니냐"며 "정치인은 그렇게 막연한 소리만 해서는 안 되고, 구체적으로 일반 국민이 들었을 적에 일반 국민의 피부에 딱 닿는 얘기를 해야지, 거기서 감흥이라는게 나오는거지, 그 감흥이 안 나오면 설득이 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후보 교체론이 거론되는 데 대해선 "후보 교체라는 건 있을 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 후보의 지지층 일부를 흡수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지지율이 상승한 것과 관련, 김 전 위원장은 "지금 현재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 소위 실망하는 지지층이 일단 지금 안철수 후보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그런다"며 "그래서 사실 1월달 안에 그동안에 잃어버린 지지율을 다시 회복해서 지금 이재명 후보와 비슷한 수준을 만들어야만 2월달에 대선승리로 이끌어야겠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는데 선대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서 내가 실질적으로 뭘 하고 싶어도 지금은 안 된다. 얘기를 해도 제대로 움직여 지지를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당신네들 대통령 당선시켜 달라고 해서 온 사람이지, 내가 개인적으로 당신들 대통령 되면 내가 무슨 부귀를 보려고 온 사람이 아닌데 제발 좀 얘기를 하면 얘기를 좀 듣는 방향으로 가야될 것 아니냐"며 "그렇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사실 우리나라 현실에서 우리나라가 당면하는 문제가 무엇이 어려운 문제라는 것을 이미 다 안다. 그런 데에 대한 캐치를 못하고서 그냥 딴소리만 해서는 국민이 거기서 감흥을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후보 단일화는 후보끼리 의논할 사항"이라며 "자기네들끼리 의논해서 누가 단일화하는 것이 정권교체를 위해서 좋을 것이냐는 그때 가서 판단하지, 딴 사람이 거기에 대해서 이러저러 얘기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거리를 뒀다.
일각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이 선대위 개편 과정에서 이준석 당대표와 내통한 의혹에 대해선 "그건 말하기 좋아하는 윤석열 후보 측근에서 얘기하는 소리"라며 "그 사람들은 내가 불편하니까, 내가 좀 빨리 나가줬으면 좋겠다고 하니까, 어떤 형태든지 윤석열 후보의 마음을 좀 돌려보기 위해서 그런 얘기를 자꾸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전 위원장은 "내가 무엇 때문에 이준석이하고, 내가 이준석이한테 당신은 대표니까 윤석열을 당선시키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해야돼. 만약에 윤석열이 (당선)안 되면 당신의 운명도 같이 끝나는 거란 말이야. 그 생각을 해서 선거운동 열의를 보이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의 측근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굉장히 불편한 사람들"이라며 "나는 그런 사람들을 데리고서는 선거를 선대위를 같이 할 수가 없다. 어저께도 내가 모르는 거 같지만 다 아는 얘기지만 가장 가까운 측근이라는 사람들이 기자들한테 전화하면서 이러쿵저러쿵 하는거 아닌가. 내가 무슨 쿠데타를 했느니, 이준석이하고 짜고서 뭘 했느니 이딴 소리를 한 거 아닌가. 나는 그런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내가 도와줄 용의는 전혀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종인 원톱 체제 선대위에서 오히려 윤 후보 지지율이 하락해 책임론이 제기된 데 대해선 "지지율은 이미 떨어지게 돼있었다. 연말이 되면 한 5%정도 이재명 후보한테 질거라고 내가 미리 얘기했다"며 "선대위를 그렇게 운영해왔는데 누구한테 책임을 전가하나. 내가 보니까 별의별 소리를 측근들이 많이 했던데 그런 식으로 해서는 선거를 승리로 가져갈 수가 없다"고 일갈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의 가장 큰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후보가 돌아다니고 메시지를 전달하면 그것이 지지도 상승에 성과로 작용했을 거 아니냐"며 "그런 성과를 전혀 보이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의 현 상황을 초래한 것"이라고 짚었다. 메시지나 일정 관리상 문제점에 대해서도 "이미 내가 지적을 하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개편을 하자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권교체가 어려워졌다고 보시냐'는 기자들 물음에는 "그건 두고봐야 알 일"이라고 입장을 유보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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