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의무화가 시작된 13일, 방역패스 확인을 위한 QR 체크인이 마비돼 식당·카페 등 현장에선 온종일 혼선이 빚어졌다. 낮부터 시작된 시스템 먹통이 저녁까지 이어지면서 질병관리청은 결국 이날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13일 서울 시내 식당·카페 등 현장 곳곳에서는 방역패스 의무 적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QR인증 수요가 폭증한 가운데 손님들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쿠브(COOV·전자예방접종증명서) 어플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혼란이 발생한 것이다.
이날 낮에 시작된 QR 코드 접속 먹통은 저녁까지 이어졌다. 저녁 7시30분께 서울 인사동 한 식당과 카페에서도 손님들의 QR 코드 확인만을 위해 5분여간 기다려야 하는 등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
QR 코드 접속 오류가 이어지자 먹통 및 쿠프 자영업자들이 이용 중인 인터넷 카페에는 'QR체크인이 안 된다'는 글이 올라왔고, 이에 같은 어려움을 얘기하는 댓글들이 다수 달렸다.
한 누리꾼은 "아르바이트 중인데 손님들이 자꾸 QR체크인이 안 된다고 해서 당황했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안 돼서 30분 내내 로그아웃했다가 다시 로그인했다"라고 했다.
결국 질병관리청은 이날 저녁 "방역패스 시스템 과부하로 시설 이용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오늘은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방역패스 위반 시 부과될 예정이었던 과태료 처분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QR코드 먹통뿐 아니라 사람들이 몰리는 바쁜 시간대에 다른 업무를 보는 와중에 방역패스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두고서도 불만이 나왔다. 방역패스를 잘 알지 못하는 장년층 손님들을 안내하는 과정서도 혼선이 빚어졌다.
서울 노원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A씨는 "자영업자들에게만 책임을 너무 전가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자발적으로 수칙에 따라 주는 손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손님들도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떡볶이집을 운영 중인 성모(42)씨는 "혼자 장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손님이 QR체크인을 찍는지, 안심콜을 하는지 솔직히 일일이 확인하기 힘들다"며 "주문이 몰릴 때는 거의 확인하지 못 한다"고 답답해 했다.
이날 둘러본 대부분의 식당들은 방역패스를 확인하는 별도의 직원을 두지 않은 채 카운터를 보거나 서빙을 보는 직원이 입구에서 방역패스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서울 양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8)씨는 "카운터 근처에 사람이 있을 수가 없어 상주 인원은 없다"며 "근처에 일하는 사람이 계속 있을 거니깐 그 사람이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기 명부'를 계속 놓아둔 이유를 묻자 김씨는 "스마트폰이 없는 노인 분들은 어떻게 하시나"라며 "어르신들이 오시면 명부에 쓰시고 백신 맞은 문자를 보여달라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 서울 구로구의 한 카페에서는 업주가 방역패스를 확인하려 했지만, 장년층 손님이 이를 제시하지 못해 약 5분 동안 입장하지 못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그는 "평소 수기 명부로 작성했는데 나이 든 사람한테 갑자기 휴대전화로 제시하라고 하니 난감했다"면서 "백신도 맞으라고 해서 다 맞았는데 이를 일일이 확인시켜야 한다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1종 다중이용시설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계도기간이 이날 자정 종료돼 위반 시 벌칙이 적용된다. 11종 시설은 ▲식당·카페 ▲학원 등 ▲영화관·공연장 ▲독서실·스터디카페 등이다.
사업장은 전자출입명부와 안심콜 사용이 원칙이며, 수기명부는 이제부터 허용되지 않는다.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이용자에게는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업주는 1차 위반 시 150만원, 2차 위반 시 3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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