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없이 식당·카페 등을 이용하면 과태료 등 부과가 시작된 13일, 현장에서는 "자영업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며 불만이 속출했다. 방역패스 확인을 위한 QR체크인이 마비돼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서울 시내 식당·카페 등 현장 곳곳에서는 방역패스 의무 적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1종 다중이용시설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계도기간이 이날 자정 종료돼 위반 시 벌칙이 적용된다. 11종 시설은 ▲식당·카페 ▲학원 등 ▲영화관·공연장 ▲독서실·스터디카페 등이다.
사업장은 전자출입명부와 안심콜 사용이 원칙이며, 수기명부는 이제부터 허용되지 않는다.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이용자에게는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업주는 1차 위반 시 150만원, 2차 위반 시 3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바쁜 점심시간 대에 다른 업무를 보는 와중에 방역패스를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두고 불만을 토로했다. 방역패스를 잘 알지 못하는 장년층 손님들을 안내하는 과정서도 혼선이 빚어졌다.
서울 노원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A씨는 "자영업자들에게만 책임을 너무 전가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자발적으로 수칙에 따라 주는 손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손님들도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떡볶이집을 운영 중인 성모(42)씨는 "혼자 장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손님이 QR체크인을 찍는지, 안심콜을 하는지 솔직히 일일이 확인하기 힘들다"며 "주문이 몰릴 때는 거의 확인하지 못 한다"고 답답해 했다.
이날 둘러본 대부분의 식당들은 방역패스를 확인하는 별도의 직원을 두지 않은 채 카운터를 보거나 서빙을 보는 직원이 입구에서 방역패스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이었다.
서울 양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8)씨는 "카운터 근처에 사람이 있을 수가 없어 상주 인원은 없다"며 "근처에 일하는 사람이 계속 있을 거니깐 그 사람이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기 명부'를 계속 놓아둔 이유를 묻자 김씨는 "스마트폰이 없는 노인 분들은 어떻게 하시나"라며 "어르신들이 오시면 명부에 쓰시고 백신 맞은 문자를 보여달라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 서울 구로구의 한 카페에서는 업주가 방역패스를 확인하려 했지만, 장년층 손님이 이를 제시하지 못해 약 5분 동안 입장하지 못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그는 "평소 수기 명부로 작성했는데 나이 든 사람한테 갑자기 휴대전화로 제시하라고 하니 난감했다"면서 "백신도 맞으라고 해서 다 맞았는데 이를 일일이 확인시켜야 한다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QR인증 수요가 폭증한 가운데 체크인이 먹통이 됐다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자영업자들이 이용 중인 인터넷 카페에는 'QR체크인이 안 된다'는 글이 올라왔고, 이에 같은 어려움을 얘기하는 댓글들이 다수 달렸다.
한 누리꾼은 "아르바이트 중인데 손님들이 자꾸 QR체크인이 안 된다고 해서 당황했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안 돼서 30분 내내 로그아웃했다가 다시 로그인했다"라고 했다.
한편 무인점포의 경우 QR인증을 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도록 안내하고 있었다.
양천구의 한 무인 스터디카페에는 'QR체크인 인증되는 분만 출입 가능하다'는 글이 부착돼 있었다. 실제 QR체크인을 출입구에 찍어 인증해야만 내부 출입이 가능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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