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보고 이틀 만에 '우려 변이'로 지정하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입국 제한 등 방역 조처를 강화하고 있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PCR(유전자 증폭) 검사로 이를 진단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오해도 있지만 오미크론을 포함한 모든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금의 진단검사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확진자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를 확인하는 데엔 다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방역 당국은 이를 단축할 분석법을 개발 중이다.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한달도 채 안 돼 우려 변이로 지정됐기 때문에 전염력이 얼마나 강한지나 중증도, 백신 효과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선 수일에서 수주가량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WHO와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음은 WHO와 질병관리청,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을 질의응답 방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무엇인가.
WHO는 현지 시간으로 이달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된 변이 바이러스(B.1.1.529)를 26일(한국 시간 27일 새벽) '우려 변이(VOC·variant of concern)'로 지정했다. 최초로 확인된 건 11월9일 남아공에서다. 알파, 베타, 감마, 델타에 이어 5번째로 지정된 우려 변이다. 그리스 알파벳 15번째 글자인 오미크론(ο)이란 이름을 붙였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비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와 비교했을 때 약 50개 부분에서 변이가 확인됐다. 특히 인체와 결합하는 부위인 스파이크(S) 유전자 단백질에서 30개 이상의 변이가 확인됐는데, 여기에는 기존 변이 바이러스에서 감염 위험을 높이는 부분(D614G·N501Y·K417N 등)에서의 변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진단검사로 확인할 수 없나.
사실이 아니다. 현행 PCR 진단검사는 변이와 상관없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자체는 확인할 수 있다. WHO는 28일(현지 시간) "널리 사용하는 PCR 검사는 다른 변이에서 보았듯이 오미크론을 포함해 감염을 지속적으로 감지하고 있다"며 "신속항원검사를 포함한 다른 유형의 검사에 영향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특정 확진자가 어떤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를 확인하는 데엔 시간이 다소 소요된다. 특정 유전체(4000여개)를 분석하는 유전체 분석에는 검체 확보 후 3일, 전장 유전체 분석(3만여개)에는 5일가량이 걸린다.
이처럼 시간이 소요되는 건 국내 진단검사 때 확인하는 부위(RdRp, E, N)와 주요 변이가 발생하는 부위(S)가 다르기 때문이다.
질병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알파·베타·감마·델타 등 기존 우려 변이 4종에 대해선 변이 PCR 분석법을 도입한 상태다. 확보한 확진자 검체에서 S유전자만 증폭해 해당 변이 부위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 서열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공개돼 있기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변이 PCR 분석법도 조만간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은 유전자 전체를 읽어 들이는 방식을 통해서 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특수 부위 몇군에 대한 부분들을 PCR로 확인하면 되기 때문에 개발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5~6배 강하다던데.
아직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WHO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전염성과 중증도에 대해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남아공 지역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확산세가 변이 자체의 영향인지, 다른 역학적 원인이 있는지에 대해선 추가 역학조사가 진행돼야 하고 아직 확산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중증도 수준에 대해서도 수일에서 수주가 소요될 거란 전망이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나 다른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오미크론 변이에 재감염될 위험성이 높다는 증거도 일부 나왔지만 역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WHO는 설명하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직 치명률에 대한 데이터가 나와 있지는 않다"며 "전파 속도가 빠르거나 백신의 효과가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증화 여부에 대해서는 한달에서 두달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으로 감염이나 중증·사망 위험을 낮추는 데엔 문제가 없을까.
역시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효과 자체는 유효할 것으로 WHO와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WHO는 "기술 파트너들과 함께 기존 대응책에 대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잠재적인 영향을 이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도 "백신은 우점종인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포함해 중증과 사망을 줄이는 데 여전히 중요하다"고 했다.
정재훈 교수는 "예상이 매우 어렵지만 기본적으로 효과 자체는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백신 접종을 최대한 많이 해서 중증화율을 낮추고 어느 정도 공존을 꾀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다음 변이가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그 전략 자체가 바뀌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변이가 더 지속이 되면 어느 순간부터는 유의미하게 효과가 감소할 수 있겠다"면서 "변이가 된 그 유전자 염기서열에 맞춰서 백신을 만들어서 부스터 접종을 해 주게 되면 다시 또 효과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대응할 수단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재갑 교수는 "현재 실험실에서 일단 중화항체 능력이 정말 떨어지는지 이런 부분 연구가 진행 중이어서 빠르면 일주일 이내 그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며 "실제 감염자 중에서 돌파감염 사례 등을 통한 역학 데이터는 짧으면 2~3주, 길게는 한두달 정도에 나와야 실제 상황에서 백신 효과 감소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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