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외교부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이 대한민국 국군에 지원하기로 약속한 코로나19 백신 55만 명분은 한미연합훈련 재개와는 무관하다"라고 발언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 정부가 코로나19를 이유로 한·미 연합훈련을 안 한다고 하니 한국군에 백신을 지급한 것이 아니냐"라고 질문을 하자, 정 장관은 "우리 군에 대한 백신 공급이 한·미 연합훈련을 위해서 공급했다는 것은 사실은 그 취지가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군에 대한 백신 지원을 사전에 논의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정상회담 개최 직전에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직접 언급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라며 "미국이 거의 마지막 단계에서 결정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이 이어 "협의 없이 발표만 한 것이냐"라고 질문하자, 정 장관은 "그렇다"라고 답했다.
정 장관은 이어 "(4대) 그룹 차원에서 44조원을 투자하고, 고작 55만 명분에 대한 백신만 공급받았냐는 지적은 사실 전체 방미 성과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평가"라며 "기업의 투자가 정부는 물론 외교 정책과 부합됐다는 측면도 있지만, 원칙적으로 기업이 상업적 이익에 근거한 자체 판단에 따라서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기업들은 미국 내 인프라 투자를 통해 미국 시장을 선점하고, 연구·개발(R&D) 협력을 통한 기술의 고도화 장점이 있고, 미국은 우리의 대미 투자로 국가 안보와 산업 분야의 경쟁력과 직결된 반도체나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데 이바지했다"라고 말했다.
5시간 30분 동안 이뤄진 한미정상회담에서 '백신 스와프'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느냐는 질문에 정의용 장관은 "백신 물량에 관한 협력 방안 논의를 했지만, 백신 스와프에 관한 직접적인 논의는 없었다"며 "글로벌 차원에서의 백신 수급 한미 간의 장기적인 백신 분야에서 협력 방안들을 아주 심도 있게 협의했다"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어 "백신 스와프 협력에 관해 미국 측과 실무적인 협조를 했지만, 미국도 처음부터 매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여름까지 집단면역을 위한 미국 내 물량도 사실 충분하지 않고, 현 단계에서 한국에 대한 우선적 검토가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한국이 방역 대응에서 모범적인 나라이고, 재력도 많고, 이미 상당한 물량을 확보했기 때문에 특별히 한국에 대해서만 백신을 지원하는 것은 국내적 명분이 없다고 했다"라며 "미국도 우리를 도와주기 위한 국내 명분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 끝에 우선 우리 국군 55만 명에 대한 충분한 양의 백신을 조기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백신 문제에 관해서는 한미 간 국제 백신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우리나라가 백신 생산의 허브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라며 "이번에 위탁생산을 계약한 우리 기업과 미국기업 간에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상당한 물량을 국내에 우선으로 공급하는 데 대해서도 양해가 이뤄졌다고 이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정의용 장관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한미 정상 간의 '이면 합의설'을 주장하자, "정상 간에 구두로 이면 합의가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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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장관은 이어 "제가 두 분의 단독회담은 듣지 못했지만, 소인수 회담이나 전체 확대 회담에 배석했다. 이면 합의는 있을 수 없다"라며 "대통령께서는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면서 한·미 간의 연합훈련 시기, 방식, 수준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실제 군 당국에서 이러한 상황까지 다 고려하면서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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