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국내 거래 가격이 5천만원대 까지 내려간 23일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고객센터에서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거래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비트코인 국내 거래 가격이 5천만원대 까지 내려간 23일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고객센터에서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거래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주식을 담보로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규모가 다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최근 암호화폐 가격이 정부의 규제 움직임과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폭탄 발언 이후 급락했는데, 이에 다시 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풍선효과'란 분석도 나온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신용공여 잔고는 23조199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다. 구체적으로는 유가증권 12조6903억원, 코스닥 10조5091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공여 잔고는 전날 처음으로 23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추가로 늘었다.

이 같은 '빚투'는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증가세다.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힌 올초 20조~21조원을 오갔던 신용공여 잔고는 최근 다시 증가하더니 코스피가 다시 역대 최고치를 돌파하자 23조원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암호화폐 하락세와도 맞물린다.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은 지난 14일 8418만70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5%대 하락한 이후 추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급등세를 이어가던 암호화폐 가격은 지난 20일 한 차례 급락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가 암호화폐를 이용한 '돈세탁' 조사에 나선다는 트위터발 소문에 전반적으로 시장이 약세를 나타냈다. 이어 국내에서도 정부가 암호화폐를 이용한 불법행위를 오는 6월까지 특별단속하기로 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증가하는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무엇보다 빚투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22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투자자들의 공분을 샀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암호화폐와 관련한 정부의 투자자 보호책과 관련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서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순 없다"며 "공식화하고 제도권으로 들어와서 더 투기열풍이 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 어른들이 가르쳐줘야 한다"는 발언에 청년 투자자들이 분개하면서, 은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나왔다. 이 밖에 "200개 거래소가 등록이 안 되면 다 폐쇄된다" 등 셧다운 경고에 투자업계의 불만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해당 발언 이후 비트코인은 하락폭을 키워갔다. 지난 23일 비트코인은 6000선이 붕괴된 것은 물론 한때 5519만원까지 떨어졌다.

투자업계에서는 은 위원장의 발언 등에 암호화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투자자 일부가 주식시장으로 회귀한 것으로 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암호화폐 시장은 가격조정기가 크고 길게 나타날 수 있다. 지난 2017년 비트코인 광풍 때 급격한 형태로 가격조정이 일어난 뒤 조정기가 3년을 갔다"며 "이번에는 기간이든 그 폭이든 이전 정도 수준은 아니겠지만 내년부터 코인 과세가 시작되면 특히 알트코인의 경우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시장에 대해선 "지난 3개월 주가 조정기가 이어졌는데 회복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외국인 투자금이 들어오고 가격조정이 3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고밸류에이션 부담이 일부 해소됐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주식 예탁금도 늘어나는 데다 암호화폐 가격 조정기로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로 복귀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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