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의 위즈덤 <지미 카터 | 생명의말씀사 | 408쪽 | 16,000원>
퇴임 이후 날이 갈수록 존경받고 있는 美 전직 대통령 지미 카터(Jimmy Carter)의 영성과 지혜를 매일 만날 수 있는 <지미 카터의 위즈덤(생명의말씀사)>이 출간됐다.
매일 읽을 수 있도록 편집된 365편의 글은 지미 카터가 1977년부터 고향인 플레인스 마라나타 침례교회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 중인 최근까지의 성경 묵상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했다. 내용은 지난 1978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과 같은 역사적 사건에서부터, 어린 시절 일이나 가족들의 경험담까지 다양하다.
사형제 존폐나 9·11 이후 기본권 제약 등 동일한 사안에 대한 대법원의 해석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급변하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모든 것은 변해도 하나님의 약속은 변하지 않는다(Wisdom 3)"고 이야기하는 식이다.
"상황이 완전히 틀어졌다는 생각이 들 때에도 실망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면서는 중국과의 국교 정상화 일화를 언급한다. 1920년 당시 중국에는 1만여명의 외국인 선교사들이 있었지만, 1949년 공산화 후 모든 예배가 금지되고 외국인 선교사가 추방당했다. 하지만 1978년 자신과 등소평 중국 부주석의 비밀 교섭 끝에 국교가 정상화됐고, 1979년 등소평과의 회담에서 종교의 자유 및 성경·선교사 허용을 요청했더니 외국인 선교사 입국을 제외한 다른 요청들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카터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눈에 보이는 상황이 아무리 심각할지라도 이 사실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계획을 갖고 계시며, 지금도 모든 일을 주관하십니다(Wisdom 10)."
이번 책이 26번째 저서라는 지미 카터는 "90세를 몇 달 앞둔 지금, 대공황 시절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농장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을 돌이켜 보면 주님은 내 생각과 전혀 다른 길로 나를 인도하셨다"며 "독자들도 책을 읽으면서 신앙이 더욱 깊어지고 현재 상태와 상관없이 각자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충분히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했다"고 밝혔다.
전세계 어디에 있든 매 주일 마라나타 침례교회로 가서 주일학교 강단에 서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지미 카터는 "제게 기독교 신앙은 숨을 쉬는 것 같이 지극히 당연한 삶의 일부분"이라며 "공허한 마음에 참 생명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님의 사랑 뿐"이라고 말한다.
크리스천들의 인생을 '하나님과 동행하는 모험의 삶'으로 묘사하는 카터는 이 책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에게 실천하는 믿음을 요구하시고, 예수님은 자신의 말을 듣고 행동하라고 명하셨다"며 "예수님 말씀을 듣는 것이 분명 좋은 일이지만 그대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주님의 말씀을 충실히 지키지 못하도록 나를 방해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항상 스스로 질문하고, 날마다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면서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평화와 화합, 만족과 진정한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을 도전한다.
1부는 기독교 신앙의 토대에 초점을 두는 출발(Launching), 2부는 그 토대 위에서 삶을 누리고 이웃에게 복을 전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는 자라남(Growing), 3부는 성령께서 우리를 예배의 삶으로 이끄시는 방법을 말하는 섬김(Serving), 4부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의 영광과 사람들의 유익을 위해 가족·친구·이웃·세계에 발휘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생각해 보는 성숙(Maturing) 등 책은 총 4부로 구성됐다.
땅콩 농부인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지미 카터는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잠수함에서 대위로 근무했으며, 조지아주 상원의원과 주지사를 거쳐 52세였던 1976년 제39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재임 중 앞서 언급한 중국과의 국교 정상화나 이집트-이스라엘 평화협정 등 업적을 남겼으나, 오일 쇼크와 이란 인질사태 해결 실패 등으로 지지도가 추락해 1980년 재선에 실패했다.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던 카터는 그러나 '가장 존경받는 전임 대통령'이 됐다. 퇴임 후 1982년 카터 재단을 설립해 인권과 환경은 물론 다양한 국제분쟁의 '해결사'로 나섰고, 핵 문제로 일촉즉발이던 1994년 북한도 방문했다. 이밖에 '사랑의 집짓기(해비타트)' 운동을 펼치며 직접 망치를 들고 자원봉사를 하는 모습으로도 유명하다. 카터는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구순의 카터는 지금도 매일 아침 이렇게 묻는다고 한다. "주님, 오늘 제가 간구해야 할 지혜가 무엇입니까?"